채 추밀 송년의 자를 지어 주는 글蔡樞密松年字序
樞密相國蔡公思所以代其諱者。請字於予。予字之曰天老。其意何哉。傳有之。受命於天。唯松柏獨也靑靑。又曰。歲寒然後知松柏之後凋也。則凡物之中。能貞固守節。莫松柏若也。非獨守其節。亦能享其天年。有至千百年。不改柯易葉者。此天之所使老之者也。天不使老焉。則月花朝槿。亦能久生。何貴乎松柏哉。公嘗以此自名久矣。果能以落落凌霄之姿。抗節玉立。爲天一柱。又必以陰功隱德。享壽無疆。爲國元老無疑矣。然則其不曰天之使然乎。由是觀之。公之自名之意。於此已效。而予以天老字之。庸詎不與之符會吻合者耶。月日。某謹序。
추밀 상국 채공(蔡公)이 그 이름을 대신할 것을 생각하여 나에게 자(字)를 청하였다. 내가 자를 지어 천로(天老)라 하였으니 그 뜻이 무엇인가.
전(傳)에 이런 말이 있다. 「하늘에서 명을 받아 오직 소나무와 잣나무만이 홀로 푸르고 푸르다.」 또 이르기를 「날이 추워진 뒤에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뒤늦게 시드는 줄을 안다」 하였다. 그러니 무릇 사물 가운데 곧고 굳게 절개를 지키기로는 소나무와 잣나무만 한 것이 없다. 홀로 그 절개만 지키는 것이 아니라 또한 제 타고난 나이를 누려, 천 해 백 해에 이르도록 가지를 바꾸지 않고 잎을 갈지 않는 것이 있으니, 이는 하늘이 늙게 해 준 것이다. 하늘이 늙게 해 주지 않는다면 한 달 만에 지는 꽃과 아침에 피었다 저녁에 지는 무궁화도 오래 살 수 있을 터이니, 소나무와 잣나무를 무엇으로 귀하게 여기겠는가.
공이 일찍이 이로써 스스로 이름을 삼은 지 오래다. 과연 우뚝하게 하늘을 찌르는 모습으로 절개를 세워 옥처럼 꼿꼿이 서서 하늘의 한 기둥이 되었고, 또 반드시 남모르는 공과 숨은 덕으로 끝없는 수를 누려 나라의 원로가 될 것이 틀림없다. 그러하니 하늘이 그리 시킨 것이 아니라 하겠는가. 이로 보건대 공이 스스로 이름을 지은 뜻이 여기에서 이미 드러났으니, 내가 천로로 자를 지은 것이 어찌 그와 딱 맞아떨어지지 않겠는가.
어느 달 어느 날, 아무개가 삼가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