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의 부역을 덜어 그 힘을 펴 주기를 청하다請裁省民役以紓民力。啓
兵亂之後重以飢饉疾疫千里之內無復人烟不過數月生類殆盡事之痛迫莫過於此其中畿甸尤甚凡便民之政所當勿論大小急急擧行如救焚拯溺然後庶可有一分之效常時各官民戶貢物進上名目多端今於草創之際凡百祭享以至供上等事一切從簡比舊只存十分之二三戶曹急急通融商量實用之數樽節裁定又於郡邑察其焚蕩最甚及其稍完處可減者减之可存者存之明白知委使人民曉然知之然後貪官猾吏及各司下人等不敢刀蹬作弊孑遺之民得蒙一分之惠此事最急一刻不可遲緩前在海州至於。敎書下諭而今旣歲暮民間尙未知蠲减仍存之數剝膚推髓慘不忍言而公家亦無所益極爲寒心請令戶曹數日內急速磨鍊如京畿全咸少紓民力其他道則參商緊歇量宜裁减使公私兼濟宜當此非常時貢物詳定之比只取今年所納損其應用之外而已捧承。傳施行何如
병란 뒤에 굶주림과 돌림병까지 겹쳐 천 리 안에 다시 인가의 연기가 없고, 몇 달이 지나지 않아 살아 있는 것이 거의 다하였으니 일의 아프고 급함이 이보다 더한 것이 없습니다. 그 가운데 경기가 더욱 심합니다. 무릇 백성을 편하게 하는 정사는 크고 작음을 가리지 말고, 불을 끄고 물에 빠진 이를 건지듯 급히 행한 뒤라야 조금이나마 보람이 있을 것입니다.
평소 여러 고을 민가의 공물과 진상은 이름과 가짓수가 많았거니와, 이제 모든 것을 새로 시작하는 때이니 온갖 제사와 진상 등의 일을 모두 간략히 하여 옛날에 견주어 열에 두셋만 남기십시오. 호조에서 급히 헤아려 실제로 쓸 수를 아끼고 줄여 정하고, 또 고을마다 불타 없어진 것이 가장 심한 곳과 그런대로 온전한 곳을 살펴 줄일 것은 줄이고 둘 것은 두어, 분명히 알려 백성이 환히 알게 하십시오. 그런 뒤라야 탐관과 교활한 아전, 각 관아의 아랫사람들이 감히 농간을 부리지 못하고 남은 백성이 조금이나마 은혜를 입을 것입니다.
이 일이 가장 급하여 잠시도 늦출 수 없습니다. 앞서 해주에 있을 때 교서를 내려 타이르기까지 하셨는데, 이제 해가 저물도록 민간에서는 아직 덜어 준 것과 그대로 둔 수를 알지 못합니다. 살갗을 벗기고 골수를 짜내는 참혹함은 차마 말할 수 없고 나라에도 이로울 것이 없으니 몹시 한심합니다. 청컨대 호조로 하여금 며칠 안에 급히 마련하게 하여, 경기 같은 데는 모두 덜어 백성의 힘을 조금 펴 주고, 다른 도는 긴하고 헐한 것을 헤아려 알맞게 줄여 나라와 백성이 함께 건지게 함이 마땅합니다. 이는 평상시 공물을 자세히 정하는 것과는 달라, 다만 올해 바칠 것만 가져다가 마땅히 쓸 것 밖의 것을 덜 뿐입니다. 전교를 받들어 시행하시는 것이 어떠하겠습니까.
협주 1
癸巳十一月一日
계사년 십일월 초하룻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