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나라에 올릴 주문을 어찌할지 아뢰다陳陳奏形止便否。啓
伏承。聖批不勝惶恐之至當此國事危急非不欲殫心竭慮而精神才識終是有限近日之事多有失誤屢勤。下敎罪無所逃但臣等愚意所在則自古告急之事不過愼擇使臣冠蓋相望血誠陳懇雖遇險難而不計死生以身當之期於道達而已今經略多般攔阻使賊情不得上達固爲痛甚我國告急之使亦朝夕繼進拊心號哭於經略之門使遼左之聞見曉然知之然後可也今雖有黃璡一番進去而亦中路彷徨未見經略之面是在我告急之道亦自未盡將何據而遽以告急奏文爲經略攔阻訟寃於。天朝乎竊觀宋之爲人機械隱秘其黨布列萬一因此而反以傾陷誣罔歸罪於我國而我國不能自明則他日禍端因此而更重或未可知故今日之事只當陳本國危急之狀而應昌誣罔之罪則令。天朝自覺乃是善策今黃璡旣去金睟繼往其得達與否皆不可知此後又有尺粮使或偕持告急之奏或自爲呈文皆在使臣盡心與否此外如通情於周基之還移咨於巡按等處皆可爲也其餘出於他逕涉於未安者則非徒於事無益反恐以此爲口實而益陷於經略術中也臣等私憂過計不得不致謹於此至於請冕一節。上敎極爲允當臣等亦因政院啓辭欲假他事因達賊情之言而幷爲歷擧未及致詳實出慮事疎脫尤切惶恐如此大事所當參互衆論以取其長非臣等所能料得無欠機會一失後悔無及若令二品以上各自獻議恐無不可採者
삼가 성상의 비답을 받자오니 황공하기 그지없습니다. 나랏일이 위급한 이때에 마음과 생각을 다하고자 하지 않은 것은 아니나, 정신과 재주와 식견이 끝내 한이 있어 요사이 일에 그르친 것이 많아 여러 번 하교를 번거롭게 하였으니 죄를 벗을 길이 없습니다.
다만 신들의 어리석은 뜻으로는, 예로부터 급함을 알리는 일은 사신을 삼가 가려 뽑아 수레가 잇달아 보이게 하고, 피맺힌 정성으로 간절히 아뢰어 험하고 어려움을 만나도 죽고 사는 것을 헤아리지 않고 몸으로 맞서 기어이 말이 닿게 하는 데 지나지 않습니다. 이제 경략(經略)이 여러 가지로 막아 적의 실정이 위에 닿지 못하게 하니 참으로 몹시 아픈 일입니다. 우리나라가 급함을 알리는 사신도 아침저녁으로 잇달아 나아가 경략의 문 앞에서 가슴을 치고 울부짖어, 요동 쪽에서 보고 듣는 것이 환해진 뒤라야 옳습니다. 이제 황진(黃璡)이 한 번 갔으나 그도 중도에서 헤매다가 경략의 얼굴을 보지 못하였으니, 이는 우리 쪽에서 급함을 알리는 도리도 다하지 못한 것입니다. 무엇을 근거로 갑자기 급함을 알리는 주문을 경략이 막았다 하여 명나라 조정에 원통함을 호소하겠습니까.
가만히 보건대 송응창(宋應昌)의 사람됨이 꾀가 깊고 숨김이 많으며 그 무리가 널리 벌여 있으니, 만일 이 일로 도리어 헐뜯고 속여 우리나라에 죄를 돌리는데 우리가 스스로 밝히지 못한다면, 뒷날의 화가 이로 말미암아 더 무거워질지도 알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오늘의 일은 다만 우리나라의 위급한 형편을 아뢰고, 송응창이 속인 죄는 명나라 조정이 스스로 깨닫게 하는 것이 좋은 계책입니다.
이제 황진이 이미 갔고 김수(金睟)가 잇달아 가니 닿을지 어떨지는 다 알 수 없습니다. 이 뒤에 또 척량사(尺粮使)가 있어 급함을 알리는 주문을 함께 지니거나 스스로 정문을 올리는 것은, 다 사신이 마음을 다하느냐에 달렸습니다. 이 밖에 주기(周基)가 돌아갈 때 뜻을 통하거나 순안(巡按) 등지로 공문을 보내는 것도 다 할 만합니다. 그 밖에 다른 샛길로 나가 온당하지 못한 것은 일에 이로움이 없을 뿐 아니라, 도리어 이를 구실로 삼아 경략의 꾀에 더 빠질까 두렵습니다. 신들이 사사로이 지나치게 걱정하여 이에 삼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면복(冕服)을 청하는 한 가지 일은 하교가 지극히 마땅합니다. 신들도 승정원의 계사로 인해 다른 일을 빌려 적정을 아뢰는 말을 하려다가, 아울러 두루 들기만 하고 자세히 하지 못하였으니 실로 일을 헤아림이 엉성한 데서 나온 것이라 더욱 황공합니다. 이런 큰일은 마땅히 여러 의논을 견주어 그 좋은 점을 취해야 하고, 신들이 헤아려 흠 없이 할 수 있는 바가 아닙니다. 기회를 한 번 놓치면 뉘우쳐도 미치지 못하니, 이품 이상에게 저마다 의견을 올리게 하시면 취할 만한 것이 없지 않을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