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장수의 호령이 한 곳에서 나오게 하기를 청하다請諸將號令出一。啓
被擄逃還女人所言雖不可盡信亦當有一二近似者所謂仇法谷賊屯前此諸將之報皆無所載今始因女人知之是皆體探之不密賊情之不察極爲駭愕今雖欲往圖所當先爲詳盡哨探悉得其形勢險夷軍士所從入處然後密約諸將乘機疾趨如狄靑之夜渡崑崙關乃可有功此在都元帥臨時處置不必預禀於千里之外軍令不嚴人心縱恣之弊誠有如應瑞所言者然軍令不嚴實出於體統不一令出多門之致今以慶尙諸將言之則旣有元帥總領諸軍則諸將凡有進取之事皆當密禀於元帥聽其可否元帥亦當出令於諸將指揮方略進退遲速之間動合事機而如有聞令不行逗留誤事或輕動取敗者必以軍法繩之如身之使臂臂之使指母得違越參差則體統自然相維而軍令肅然矣近觀諸將所報參以南方之事軍中大體不立而各自行令防禦使兵使巡邊使等官皆擁主斷之權所謂助防將守令以下彼此相牽不知適從更生怠慢翫愒之念欲進則進欲退則退因以不及期會則必以他將爲解如往日金應瑞高彥伯爭一鄭希玄互相紛挐是其驗也今此應瑞所請之事誠合事機則都元帥卽參酌事勢畫授方略傳令各陣約束進退如此而不遵號令者則惟有劒耳至如倉卒遇賊不及申由於元帥者則亦於其處見在主將聽其號令如助防將別將以下聽防禦使兵使節制而違令者亦爲行法不必更禀於。朝廷而求其處置以此意。下諭于都元帥權慄申勅諸將一體施行何如
사로잡혔다가 도망쳐 온 여인의 말을 다 믿을 수는 없으나, 또한 한둘은 사실에 가까운 것이 있을 것입니다. 이른바 구법곡(仇法谷)의 적진은 앞서 여러 장수의 보고에 모두 실려 있지 않다가 이제야 그 여인으로 말미암아 알게 되었으니, 이는 다 살핌이 촘촘하지 못하고 적의 실정을 헤아리지 못한 것이라 몹시 놀랍습니다. 이제 가서 도모하려 하여도, 마땅히 먼저 자세히 정탐하여 그 형세의 험하고 평탄함과 군사가 들어갈 길을 다 알아낸 뒤에, 여러 장수와 은밀히 약속하고 틈을 타 빨리 달려가기를 적청(狄靑)이 밤에 곤륜관(崑崙關)을 건너듯 하여야 공이 있을 것입니다. 이는 도원수가 때에 임하여 처리할 일이요, 천 리 밖에 미리 여쭐 것이 없습니다.
군령이 엄하지 못하여 인심이 방자해지는 폐단은 참으로 김응서(金應瑞)가 말한 바와 같습니다. 그러나 군령이 엄하지 못한 것은 실로 호령의 계통(體統)이 하나가 아니고 명령이 여러 문에서 나오는 데서 말미암습니다. 이제 경상도 여러 장수로 말하면, 이미 원수가 있어 여러 군사를 거느리니 여러 장수는 나아가 치는 일이 있으면 모두 원수에게 은밀히 여쭈어 그 가부를 들어야 하고, 원수도 여러 장수에게 명을 내려 방략을 지휘하되 나아가고 물러남과 더디고 빠름이 움직일 때마다 일의 기틀에 맞아야 합니다. 명을 듣고도 행하지 않거나, 머뭇거려 일을 그르치거나, 가벼이 움직여 패한 자가 있으면 반드시 군법으로 다스려, 몸이 팔을 부리고 팔이 손가락을 부리듯 하여 어기거나 어긋남이 없게 하면, 계통이 저절로 서로 이어져 군령이 엄숙해질 것입니다.
요사이 여러 장수의 보고를 보고 남쪽 일에 견주어 보니, 군중에 큰 계통이 서지 않아 저마다 명령을 내리고 방어사·병사·순변사 등이 모두 제 뜻대로 결단하는 권한을 끼고 있습니다. 이른바 조방장과 수령 이하가 이쪽저쪽에 끌려 어디를 따라야 할지 모르고, 다시 게으르고 세월만 보내려는 마음이 생겨 나아가고 싶으면 나아가고 물러나고 싶으면 물러납니다. 그래서 약속한 때에 미치지 못하면 반드시 다른 장수에게 핑계를 댑니다. 지난날 김응서와 고언백(高彥伯)이 정희현(鄭希玄) 한 사람을 두고 다투어 서로 어지러이 얽혔던 것이 그 증거입니다.
이제 김응서가 청한 일이 참으로 일의 기틀에 맞거든, 도원수가 곧 형세를 헤아려 방략을 그어 주고 각 진에 명을 전해 나아가고 물러남을 단속하되, 이렇게 하고도 호령을 따르지 않는 자는 오직 칼이 있을 뿐입니다. 창졸간에 적을 만나 원수에게 여쭐 겨를이 없는 경우에는 그곳에 있는 으뜸 장수(主將)의 호령을 들을 것이니, 조방장과 별장 이하는 방어사와 병사의 절제를 받게 하고 명을 어기는 자는 또한 법대로 다스리며, 다시 조정에 여쭈어 그 처치를 구할 것이 없습니다. 이 뜻을 도원수 권율(權慄)에게 하유하시어 여러 장수에게 단단히 일러 한결같이 시행하게 하시는 것이 어떠하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