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방의 마땅한 일을 도원수 종사관 황여일에게 분부하기를 청하는 계邊方事宜分付都元帥從事官黃汝一。啓
都元帥從事官黃汝一今將下去凡。朝廷分付之事前後非一時未知擧行與否令元帥急速相考行未行別爲開錄啓聞且聞各官抄軍之事猶無頭緒控弦之士或多托故免防疲殘無用之兵逐日徵發不堪其苦逃散相繼文移督促一族鄰保幷被其毒民間騷然而軍中實無數百精卒極爲可憂前者令各官抄擇精軍以赴戰所其餘皆令備粮以充軍餉軍餉稍足則召募邊邑慣戰之士充補隊伍此最爲急務故屢屢知委今未知擧行如何此事更爲申勅施行且慶州宜寧相距隔遠勢不相接而中間數百里蕩然空虛賊若以零兵出沒於慶州宜寧牽掣我軍而以他兵出於空虛之地直擣內地無人呵禁言之可爲寒心聞鄭希玄獨在密陽而希玄旣非可倚之將所率又至少何能爲有無且觀宣傳官郭崑所言希玄立募得密陽等處之軍二百餘名中間乏散去今又得粮數十餘石散卒還爲來集者百餘名云以此見之苟能措備軍餉以聚散卒則軍未甞無也大扺慶尙一道人民渙散三年之內不復收拾獸驚鳥散飢餓輾轉而死者不可勝數往往流入賊中以爲資生之計故東萊金海之問我民充滿耕漁而我國將官守令則視之如草芥任其去來是眞爲賊驅民處事如此其何以回已散之人心而圖收復之長策乎今之爲將者拱手優遊於無事之地。朝廷使之戰守則必曰無軍將何能爲乎遇賊則必曰衆寡不敵且戰且退以此數語爲免罪塞責之文具略無勞心焦思死中求生之意誠使紀律素明此輩寧能免於鉄鉞乎卽目秋成已過蕩敗蓬获之地固所不論如幸而有孑遺之民往往依接耕作於海邊者盡爲賊所掠誠可痛心慶尙道粗完處如晋州昆陽陜川咸陽高靈居昌安陰山陰三嘉草溪宜寧丹城河東等地今年官穀收糴多少從實數急速相考除出明年種子農粮其餘盡以軍粮磨鍊計其各陣軍數詳細接濟俾無濫費乏絕之弊若民間稍有貯粟之人則亦以至誠開論不愛官爵免賤輕定石數零碎收合又令僧軍等於山深處多收橡實以備穀絕之時其他屯田所出及寺社位田與前日行移上番軍士價米公賤作米今年田稅一一摠數及時收拾以爲出納無使貪官猾將有所欺隱乾沒而密陽東萊金海各處失所之民多般撫恤壯者充爲軍伍其餘使之安接此亦急務之當行者尙州牧使鄭起龍驍勇善戰故陞堂上討捕將稱號者非但爲土賊一事也蓋以直路空虛而尙州爲嶺外鎭營大邑故使起龍因此召募以備緩急此意更令都元帥十分知委申勅與忠州節制使金命胤預爲約束凡有意外之事登時轉報把截直路譏察非常爲當他餘事前此已曾分明知會已上諸條更加着實施行事黃汝一處言送何如
도원수 종사관 황여일(黃汝一)이 이제 내려갑니다. 무릇 조정에서 분부한 일이 앞뒤로 한두 번이 아닌데 거행하였는지 아닌지 알지 못하니, 원수로 하여금 급히 상고하여 행한 것과 행하지 않은 것을 따로 적어 아뢰게 하소서.
또 들으니 각 고을에서 군사를 뽑는 일이 아직 두서가 없어, 활을 당길 만한 자는 더러 핑계를 대어 방수(防戍)를 면하고, 지치고 쇠잔하여 쓸데없는 군사만 날마다 징발하여 그 괴로움을 견디지 못해 도망쳐 흩어지기를 서로 잇는다 합니다. 공문으로 독촉하여 일족과 이웃 보(保)까지 아울러 그 독을 입어 민간이 소란한데, 군중에는 실로 수백의 정예한 군졸이 없다 하니 지극히 걱정스럽습니다.
앞서 각 고을로 하여금 정예한 군사를 가려 싸움터로 나아가게 하고, 그 나머지는 다 군량을 갖추어 군향(軍餉)을 채우게 하며, 군향이 조금 넉넉해지면 변방 고을의 싸움에 익은 군사를 불러 모아 대오를 채우게 한 것이 가장 급한 일이므로 여러 번 알렸습니다마는, 이제 거행이 어떠한지 알지 못하니 이 일을 다시 단단히 일러 시행하게 하소서.
또 경주와 의령은 서로 멀리 떨어져 형세가 서로 잇닿지 않고 중간 수백 리가 텅 비었습니다. 적이 만일 조각난 군사로 경주와 의령에 나고 들며 우리 군사를 끌어 잡아 두고, 다른 군사로 빈 땅으로 나와 곧바로 내지를 친다면 막을 사람이 없으니 말하기에 한심합니다.
들으니 정희현(鄭希玄)이 홀로 밀양에 있다 하는데, 정희현은 이미 믿을 만한 장수가 아니요 거느린 군사도 지극히 적으니 무슨 보탬이 되겠습니까. 또 선전관 곽곤(郭崑)이 말한 바를 보건대, 희현이 밀양 등지의 군사 이백여 명을 모아 세웠다가 중간에 먹을 것이 떨어져 흩어져 갔는데, 이제 또 곡식 수십여 섬을 얻으니 흩어졌던 군졸이 도로 모여 온 자가 백여 명이라 합니다. 이로써 보건대 진실로 군향을 마련하여 흩어진 군졸을 모을 수 있다면 군사는 일찍이 없은 적이 없습니다.
대저 경상 한 도는 백성이 흩어진 지 세 해 안에 다시 거두어들이지 못하여, 짐승처럼 놀라고 새처럼 흩어져 주려 뒹굴다 죽은 자를 이루 셀 수 없고, 이따금 적 가운데로 흘러들어 살길을 삼습니다. 그러므로 동래와 김해 사이에 우리 백성이 가득히 밭 갈고 고기잡이를 하는데, 우리 장수와 수령은 이를 초개처럼 보아 가고 오는 것을 맡겨 두니 이는 참으로 적을 위하여 백성을 몰아 주는 것입니다. 일 처리가 이러하고서야 어찌 이미 흩어진 인심을 돌이키고 되찾을 긴 계책을 도모하겠습니까.
이제 장수 된 자들은 일 없는 곳에서 손을 마주 잡고 한가로이 지내다가, 조정이 싸우고 지키게 하면 반드시 「군사가 없으니 장차 무엇을 하겠는가」 하고, 적을 만나면 반드시 「많고 적음이 맞서지 못한다」 하며 싸우면서 물러납니다. 이 몇 마디 말로 죄를 면하고 책임을 막는 문구를 삼아, 조금도 마음을 수고롭게 하고 애를 태워 죽음 가운데서 삶을 구하는 뜻이 없으니, 진실로 기율이 평소에 밝았던들 이 무리가 어찌 도끼를 면할 수 있겠습니까.
지금 가을걷이가 이미 지났습니다. 무너져 쑥대밭이 된 땅이야 본디 논할 것이 없거니와, 다행히 남은 백성이 이따금 바닷가에 붙어 밭 갈던 것마저 다 적에게 노략질당하니 참으로 마음 아픕니다.
경상도에서 대강 온전한 곳인 진주·곤양·합천·함양·고령·거창·안음·산음·삼가·초계·의령·단성·하동 등지는 올해 관곡(官穀)을 거두어들인 것이 얼마인지 실제 수대로 급히 상고하여, 내년 씨앗과 농량(農糧)을 덜어 내고 그 나머지는 다 군량으로 마련하되, 각 진의 군사 수를 헤아려 자세히 대어 주어 넘치게 쓰거나 떨어지는 폐단이 없게 하소서.
민간에 조금이라도 곡식을 쌓아 둔 사람이 있으면 또한 지성으로 타일러, 관작을 아끼지 말고 천인을 면하게 하며 섬 수를 가볍게 정하여 자잘한 것이라도 거두어 모으소서. 또 승군(僧軍) 등으로 하여금 깊은 산에서 도토리를 많이 거두게 하여 곡식 떨어질 때에 대비하게 하소서. 그 밖에 둔전에서 나는 것과 절의 위전(位田), 지난날 공문을 보낸 상번(上番) 군사의 값쌀, 공천(公賤)의 쌀로 바꾼 것, 올해 밭에 매긴 세(田稅)를 하나하나 총수를 내어 때맞추어 거두어들여 내고 들임이 있게 하고, 탐한 관원과 교활한 장수가 속여 감추고 삼키는 일이 없게 하소서.
밀양·동래·김해 각처의 살 곳을 잃은 백성은 여러 가지로 어루만져 구휼하되, 장정은 군오에 채우고 그 나머지는 편안히 붙여 살게 하소서. 이 또한 급히 행하여야 할 일입니다.
상주목사 정기룡(鄭起龍)은 날래고 용맹하여 잘 싸우므로 당상으로 올려 토포장(討捕將)이라 일컫게 한 것은 다만 토적(土賊) 한 가지 일 때문만이 아닙니다. 대개 곧은길이 비었고 상주는 고개(조령) 너머의 큰 진영이 있는 고을이므로, 기룡으로 하여금 이를 계기로 군사를 불러 모아 급한 때에 대비하게 한 것입니다. 이 뜻을 다시 도원수로 하여금 십분 알려 단단히 이르게 하고, 충주절제사 김명윤(金命胤)과 미리 약속하여 무릇 뜻밖의 일이 있으면 그 자리에서 전하여 알리고 곧은길을 막아 지키며 예사롭지 않은 것을 살피게 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그 밖의 일은 이보다 앞서 이미 분명히 알렸습니다. 위의 여러 조목을 다시 착실히 시행하도록 황여일에게 말하여 보내는 것이 어떠하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