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 갈고 씨 뿌리기를 권하여 살피고 수령의 부지런함과 게으름을 조사하기를 청하는 계勸課種耕查覈守令勤慢。啓
今年雨水適中若各道守令盡心勸課使之耕墾則孑遺之民庶有資生之路此係至切至急之事不可頃刻少緩故自前冬及今年開春以後。啓請知委於各道監司交移重複已爲詳盡而守令之奉行者十無一二安有如此痛心之事乎近來凡人之自外方上來者臣等見輒問之雖其所言未可盡信而據其大槪言之則黃海道惟海州白川頗爲耕種云白川則蕩敗甚於道內而郡守南宮悌盡心職事聚民爲屯田已種三百石云極爲可嘉其他雖無所聞而延安平山最以不謹聞田野荒廢人民流亡京畿則通津長湍安城數邑稍爲開墾南陽以大邑耕墾之處絕無而海邊鹽戶亦困於虐政流散殆盡以此鹽貴如金忠淸道則天安德山丹陽等邑亦爲耕種而淸安縣監全有亨招集流亡措置種子奔走境內勸課農作淸安一邑幾無陳廢之處四隣如淸州等處之民相率而歸之此但據臣等所聞而言耳由此觀之邑無殘完無貧富只在於守令盡心與否而已。朝廷遠於千里雖有仁民之令惠鮮之政必須待人乃行而監司者乃守令之綱朝廷專資監司而監司責守令黜陟分明勸懲大行然後民生庶蒙實惠矣古之爲政者必以循名責實虛爲不齒善無微而不錄惡無纎而必誅爲急務者良以此也今此所陳守令之惰慢不職如此監司坐視而不正其罪雖有零碎移轉分給之種而皆不入土盡歸於胥吏之手則朝廷雖朝發一令夕發一號其亦徒勞而已何益於事哉近者自安集廳分給畿甸種子亦多請令京畿監司各官各面耕種幾何人民之數幾何逐一查考。啓聞如常時雨澤之報忠淸黃海道以及全羅慶尙江原咸鏡平安等道一體遵奉施行急速勸課耕種而。啓其多寡之數守令之盡心與不盡心者亦擧其尤甚者幷。啓以行賞罰而。朝廷不時遣使臣抽栍嫡奸以驗其實何如
올해는 비가 알맞게 내렸습니다. 만일 각 도 수령이 마음을 다하여 권하고 살펴 밭을 갈고 일구게 한다면 남은 백성이 살아갈 길이 있을 것입니다. 이는 지극히 절실하고 지극히 급한 일이라 잠시도 늦출 수 없으므로, 지난 겨울부터 올해 봄이 열린 뒤까지 아뢰어 청하여 각 도 감사에게 알린 것이 거듭 오가 이미 자세히 다하였습니다. 그런데 수령으로서 받들어 행하는 자가 열에 하나둘도 없으니 어찌 이같이 마음 아픈 일이 있겠습니까.
요사이 무릇 밖에서 올라오는 사람이 있으면 신들이 보는 대로 물었습니다. 비록 그 말을 다 믿을 수는 없으나 그 대개를 들어 말하겠습니다.
황해도는 오직 해주와 배천이 자못 밭 갈고 씨를 뿌렸다 합니다. 배천은 무너진 것이 도내에서 더 심한데도 군수 남궁제(南宮悌)가 직사에 마음을 다하여 백성을 모아 둔전을 만들어 이미 삼백 섬을 심었다 하니 지극히 가상합니다. 그 밖은 들은 바 없으나, 연안과 평산이 가장 삼가지 않는다고 들리며 전야가 거칠고 인민이 흩어져 떠돕니다.
경기는 통진·장단·안성 두어 고을이 조금 일구었고, 남양은 큰 고을인데도 갈고 일군 곳이 전혀 없으며, 바닷가 염호(鹽戶)도 모진 정사에 시달려 흩어져 거의 다하였습니다. 이 때문에 소금이 금같이 귀합니다.
충청도는 천안·덕산·단양 등 고을이 또한 밭을 갈고 씨를 뿌렸으며, 청안현감 전유형(全有亨)은 흩어져 떠도는 이들을 불러 모으고 씨앗을 마련하여 지경 안을 바삐 다니며 농사를 권하고 살펴, 청안 한 고을은 묵어 버려진 곳이 거의 없고 사방 이웃인 청주 등지의 백성이 서로 이끌고 돌아온다 합니다.
이는 다만 신들이 들은 바에 따라 말한 것일 뿐입니다. 이로써 보건대 고을이 쇠잔한지 온전한지, 가난한지 넉넉한지에 달린 것이 아니라, 다만 수령이 마음을 다하느냐 아니냐에 달렸을 뿐입니다.
조정은 천 리 밖에 멀리 있으니 비록 백성을 어질게 여기는 명과 궁한 이에게 은혜를 베푸는 정사가 있더라도 반드시 사람을 기다려서야 행해집니다. 그리고 감사는 곧 수령의 벼리이니, 조정이 오로지 감사에게 의지하고 감사가 수령을 책임 지워 내치고 올리는 것이 분명하며 권하고 징계하는 것이 크게 행해진 뒤에야 백성의 삶이 실다운 혜택을 입을 것입니다. 옛날 정사를 하던 이가 반드시 이름을 좇아 실상을 책임 지우고 헛되고 거짓된 것을 끼워 주지 않으며, 선은 아무리 작아도 적어 두지 않음이 없고 악은 아무리 가늘어도 반드시 베는 것을 급한 일로 삼은 까닭이 진실로 이 때문입니다.
이제 여기 아뢴 대로 수령의 게으르고 직분을 다하지 못함이 이러한데 감사가 앉아서 보고만 있고 그 죄를 바로잡지 않으며, 비록 자잘하게 옮겨 나누어 준 씨앗이 있더라도 다 땅에 들어가지 못하고 모두 아전의 손에 돌아간다면, 조정이 비록 아침에 한 영을 내리고 저녁에 한 호령을 낸들 그 또한 헛수고일 뿐이니 일에 무슨 보탬이 되겠습니까.
요사이 안집청(安集廳)에서 경기에 나누어 준 씨앗도 또한 많습니다. 청컨대 경기감사로 하여금 각 고을 각 면에 밭 갈고 씨 뿌린 것이 얼마이며 인민의 수가 얼마인지를 하나하나 조사하여, 평시에 비 온 것을 보고하듯 아뢰게 하소서. 충청·황해도로부터 전라·경상·강원·함경·평안 등 도에 이르기까지 한결같이 좇아 받들어 시행하여, 급히 밭 갈고 씨 뿌리기를 권하여 살피고 그 많고 적은 수와 수령이 마음을 다하는지 아닌지를 아뢰되, 그 가운데 더욱 심한 자를 들어 아울러 아뢰어 상벌을 행하게 하소서. 그리고 조정에서 때 없이 사신을 보내어 제비 뽑아 적간(摘奸)하여 그 실상을 징험하게 하는 것이 어떠하겠습니까.
협주 1
甲午五月四日
갑오년 오월 나흗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