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징비록 › 권3 근폭집

조령을 지키는 일의 마땅한 방도를 아뢰는 계鳥嶺把守事宜。啓

징비록 懲毖錄 · 류성룡(柳成龍) · 1633년 간행 (임진왜란 뒤 지음) · 단락 1 · 한자 462자 · 낭독 4분

징비록 권3 근폭집 임진왜란이 끝난 뒤 영의정 류성룡이 제 눈으로 본 것을 적어 남긴 기록. 「지난 일을 징계하여 뒷근심을 삼간다」는 뜻으로 이름을 붙였다. 전쟁이 어떻게 시작되었고 조정이 무엇을 놓쳤는지를 변명 없이 적었다. 이순신을 천거한 일, 명나라 군사와의 실랑이, 백성이 겪은 참상이 그대로 실렸다.

前日所遣鳥嶺把守官辛忠元使人來報云已於延豐水回村擇肥饒處落種十餘石又召集遺民百七十餘人擇其丁壯者敎以火炮自他方欲爲來集者亦相續不絕願得糓種鹽石載船上去以爲安集之資又言鳥嶺把截形止云嶺下十餘里兩峽斗斷中間僅容數疋長若聚石橫築作城十丈建樓其上而下爲虹門以通往來譏察非常賊來閉門守險則儼然成一關口而鳥嶺之守自固願於麥熟之時於淸風堤川永春丹陽及槐山陰竹等地隨便以鹽貿麥自以已聚之軍漸次築之云計之成否未可知鳥嶺設關之事從前講求而不得者今果能爲之則忠州之襟抱自堅矣待其措置成緒。朝廷別遣一使馳下觀之而且以此意先爲移文于本道監司尹承勳使之踏勤以定且延豐旣已殘破不能成縣邑模樣而居民盡散及聞忠元以糓種招集耕種且喜其不被侵於官役稍稍來集而延豐有縣監往往有徵發之事未免掣肘云還集之民悉皆復除十年延豐一縣置之於等棄之地而忘之凡百徭役皆勿侵只專委屯田把守等事待其民力稍完流亡還集然後復設邑居似合時宜此事幷問於監司處之鹽五十餘石令該司及時題給載船上送鹽鐵所管之鹽待其到泊連續付水站判官輪送分給靑藍布十疋亦幷下送軍士之學習火炮而成才者略爲分給以勸其心如何

앞서 보낸 조령(鳥嶺) 파수관 신충원(辛忠元)이 사람을 보내어 알려 왔습니다. 이미 연풍(延豐) 수회촌(水回村)에서 기름진 곳을 골라 씨앗 열 섬 남짓을 뿌렸고, 또 남은 백성 백칠십여 명을 불러 모아 그 가운데 건장한 자를 골라 화포를 가르치고 있으며, 다른 고장에서 와서 모이려는 자도 잇달아 끊이지 않는다 합니다. 곡식 씨앗과 소금 몇 섬을 얻어 배에 실어 올려 보내 주시면 백성을 편안히 모으는 밑천으로 삼겠다 하였습니다.

또 조령을 막아 지키는 형세를 말하였습니다. 고개 아래 십여 리에 두 골짜기가 깎아지른 듯 끊기고 그 사이는 겨우 말 몇 필이 지날 만한 너비이니, 돌을 모아 가로질러 열 길 성을 쌓고 그 위에 다락을 세우며 아래로는 무지개문을 내어 오가게 하면서 예사롭지 않은 것을 살피다가, 적이 오면 문을 닫고 험한 곳을 지킨다면 엄연히 하나의 관문이 이루어져 조령의 지킴이 절로 굳어지리라 합니다. 보리가 익을 때에 청풍·제천·영춘·단양과 괴산·음죽 등지에서 형편을 따라 소금으로 보리를 바꾸고, 이미 모아 둔 군사로 차츰차츰 쌓아 가겠다 합니다.

헤아리건대 이루어질지 아닐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조령에 관문을 두는 일은 예부터 꾀하고도 얻지 못하던 것이니, 이제 과연 해낼 수 있다면 충주를 감싸는 형세가 절로 굳어질 것입니다. 그 조치가 실마리를 이루기를 기다려 조정에서 따로 사신 하나를 보내어 달려 내려가 보게 하시고, 또 이 뜻을 먼저 그 도 감사 윤승훈(尹承勳)에게 공문으로 알려 몸소 밟아 보고 정하게 하소서.

또 연풍은 이미 무너져 고을 꼴을 이루지 못하고 사는 백성이 다 흩어졌는데, 신충원이 씨앗으로 불러 모아 밭 갈고 씨 뿌린다는 말을 듣고 또 관가 부역에 시달리지 않음을 기뻐하여 조금씩 모여든다 합니다. 그런데 연풍에 현감이 있어 이따금 징발하는 일이 있으므로 팔꿈치를 당기는 것을 면치 못한다 합니다. 돌아와 모인 백성은 모두 열 해 동안 부역을 면해 주고, 연풍 한 고을은 버린 땅으로 여겨 잊어버리시어 온갖 요역을 다 침노하지 말며 오직 둔전과 파수 따위의 일만 오로지 맡기소서. 백성의 힘이 조금 여물고 흩어졌던 이들이 돌아와 모인 뒤에 다시 고을을 두는 것이 때에 맞을 듯합니다. 이 일도 아울러 감사에게 물어 처리하소서.

소금 오십여 섬은 해당 관사로 하여금 제때에 내어 주어 배에 실어 올려 보내게 하시고, 염철사가 맡은 소금은 닿는 대로 잇달아 수참판관(水站判官)에게 붙여 돌려 보내 나누어 주게 하소서. 청람포(靑藍布) 열 필도 아울러 내려보내어, 군사 가운데 화포를 익혀 재주를 이룬 자에게 조금씩 나누어 주어 그 마음을 권면하게 하는 것이 어떠하겠습니까.

협주 2

同月

같은 달.

저본은 踏勤이나 踏勘(몸소 밟아 살핌)의 잘못으로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