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징비록 › 권4 근폭집

조광익(趙光翼)·김시약(金時若) 들을 충청도에 보내어 군사를 불러 모아 요해를 막게 하기를 청하는 계請遣趙光翼金時若等于忠淸道招募把截。啓

징비록 懲毖錄 · 류성룡(柳成龍) · 1633년 간행 (임진왜란 뒤 지음) · 단락 1 · 한자 780자 · 낭독 6.6분

징비록 권4 근폭집 임진왜란이 끝난 뒤 영의정 류성룡이 제 눈으로 본 것을 적어 남긴 기록. 「지난 일을 징계하여 뒷근심을 삼간다」는 뜻으로 이름을 붙였다. 전쟁이 어떻게 시작되었고 조정이 무엇을 놓쳤는지를 변명 없이 적었다. 이순신을 천거한 일, 명나라 군사와의 실랑이, 백성이 겪은 참상이 그대로 실렸다.

伏念國事日急臣雖在病中不得頃刻弛念蓋賊之所以謀我者以夜繼日而我之所以備賊者無一事可言默觀中外人心只有潰散之計殊不知今日之事勢與前頓異潰散亦無所之也惟當收拾措置刻期無怠庶幾死中求生而已伏見趙仁得。啓辭請遣朴名賢李思命等于忠淸道以備緩急固不爲無見而備邊司以勢難回。啓此固然矣但忠淸道爲京師門戶防守捍禦之䇿不可以不講也今外方武士之不爲從軍者及曾經戰陣而力戰可用者不爲不多特患各邑調發不得其要奸吏因緣舞弄使壯軍隱漏而老弱居先以此徒爲民弊而無益於實用耳臣竊見鏡源判官趙光翼乃淸州人自亂初多有力戰勇敢之效近日久爲備邊司郞廳故屢與相接其才頗爲可用光翼自言曾與權仁龍金時若相約欲召集道內前日戰陣中表表勇力之人分統若干南下戰所自當一隊云所謂權仁龍者以庶孽今爲守門將居喪論者皆以勇力絕倫金時若乃故兵使時敏之弟晋州戰勝時時若與時敏同在其處宣力最多其才氣智慮皆爲可用云此人等皆是忠淸道人道內士卒之勇怯長短無所不知若差除職名幷下送于忠淸道聽巡察使指揮而與助防將全有亨合勢爲把截要害之計其召募之軍令其自擇帶率母得搖奪旣爲召募之後若本道事勢不至緊急則或令直下于南方戰陣之所使之赴戰俟其成效別爲陞擢使人心興起則必有利益光翼今爲鏡源判官北事間重然不若南方之尤急而鏡源判官他人自可爲之大槪今日之事非拔擢難以得人非得人難以濟事故臣從前每請不拘常規廣收人才者其意實非偶然也今光翼仁龍時若等爲先試可而此外又聞前羽林衛韓絢者亦爲可用者云臣頃者招見聽其所言果非碌碌此人亦除授一職使與光翼等同行招募則亦可備一隅之用矣今之議者每患人才乏少然求之苟得其道不棄寒素則一世之士自足供一世之用何患乎無才哉今則不然求之於高顯則志欲已滿無意於報效求之於聲望則毀譽競進名實背馳求之於資格則齷齪因循而卓犖奇偉之才未甞一進此所以人才常患於乏絕世事日至於難爲者也臣之妄意如此而病中雜言無復倫理惟望。聖明諒其憂國之誠而。下備邊司採擇施行何如

엎드려 생각하건대 나랏일이 날로 급하여 신이 비록 병중에 있으나 잠시도 마음을 늦추지 못합니다. 대개 적이 우리를 도모하는 것은 밤으로 낮을 이어 하는데, 우리가 적을 막을 채비는 한 가지도 말할 만한 것이 없습니다. 잠잠히 안팎의 인심을 보니 다만 무너져 흩어질 궁리만 있을 뿐, 오늘의 형세가 전과 아주 달라 흩어져도 갈 곳이 없음을 도무지 알지 못합니다. 오직 마땅히 거두어 조처하기를 기한을 새겨 게을리하지 않아야 거의 죽을 가운데서 살길을 찾을 수 있을 따름입니다.

삼가 조인득(趙仁得)의 계사를 보니 박명현(朴名賢)·이사명(李思命) 들을 충청도에 보내어 급한 일에 대비하기를 청하였는데, 진실로 소견이 없지 않습니다. 비변사가 형세로 어렵다 하여 회계하였으니 이 또한 그럴듯합니다. 다만 충청도는 서울의 문호가 되니 지키고 막을 계책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제 바깥 고을의 무사로서 종군하지 않은 자와 일찍이 싸움터를 겪어 힘써 싸워 쓸 만한 자가 적지 않습니다. 다만 걱정은 고을마다 뽑아 보내는 일이 요령을 얻지 못하고, 간사한 아전이 이를 빌미로 농간을 부려 굳센 군사는 숨어 빠지고 늙고 약한 자가 앞에 서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한갓 백성에게 폐단만 되고 실제 쓰임에는 보탬이 없을 뿐입니다.

신이 가만히 보건대 경원판관(鏡源判官) 조광익(趙光翼)은 청주(淸州) 사람으로 난리 처음부터 힘써 싸운 용감한 공이 많았습니다. 요사이 오래 비변사 낭청으로 있었던 까닭에 여러 번 만나 보았는데 그 재주가 자못 쓸 만합니다. 광익이 스스로 말하기를, 일찍이 권인룡(權仁龍)·김시약(金時若)과 서로 약속하여 도 안에서 지난날 싸움터에서 두드러지게 용력 있던 사람을 불러 모아 얼마쯤 나누어 거느리고 남쪽 싸움터로 내려가 스스로 한 부대를 맡고자 한다 하였습니다.

이른바 권인룡이란 자는 서얼로서 이제 수문장이 되었고 상중에 있는데, 말하는 이들이 다 용력이 견줄 데 없다 합니다. 김시약은 곧 옛 병사(兵使) 김시민(金時敏)의 아우로, 진주(晉州) 싸움에 이겼을 때 시약이 시민과 함께 그곳에 있으면서 힘쓴 바가 가장 많았고, 그 재주와 기개와 슬기가 다 쓸 만하다 합니다. 이 사람들은 다 충청도 사람이라 도 안 군사의 날쌤과 겁냄, 잘하고 못함을 모르는 것이 없습니다.

만일 벼슬 이름을 내리고 아울러 충청도에 내려보내어 순찰사의 지휘를 듣게 하고, 조방장 전유형(全有亨)과 힘을 합하여 요해를 막을 계책을 삼게 하소서. 그 불러 모은 군사는 스스로 가려 거느리게 하고 흔들어 빼앗지 못하게 하소서. 이미 불러 모은 뒤에 만일 그 도의 형세가 긴급하지 않거든 곧바로 남쪽 싸움터로 내려보내어 싸움에 나아가게 하고, 그 보람을 기다려 각별히 벼슬을 올려 주어 사람들의 마음을 일으키게 하면 반드시 이로움이 있을 것입니다. 광익이 이제 경원판관이 되었으니 북쪽 일도 중하기는 하나 남쪽의 더 급함만 못하고, 경원판관은 다른 사람이 절로 할 수 있습니다.

대개 오늘의 일은 뽑아 쓰지 않으면 사람을 얻기 어렵고, 사람을 얻지 못하면 일을 이루기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신이 전부터 늘 떳떳한 규례에 얽매이지 말고 인재를 널리 거두기를 청한 것은 그 뜻이 실로 우연이 아닙니다. 이제 광익·인룡·시약 들을 먼저 시험하여 보시고, 이 밖에 또 들으니 전 우림위(羽林衛) 한현(韓絢)이란 자도 쓸 만하다 하기에 신이 지난번 불러 보고 그 말을 들으니 과연 녹록하지 않았습니다. 이 사람도 한 벼슬을 내려 광익 들과 함께 가서 불러 모으게 하면 또한 한 모퉁이의 쓰임에 대비할 수 있겠습니다.

오늘 의논하는 이들은 늘 인재가 모자람을 걱정합니다. 그러나 구하기를 진실로 그 길을 얻어 한미한 이를 버리지 않는다면, 한 세상의 선비가 절로 한 세상의 쓰임에 넉넉할 것이니 어찌 재주 없음을 걱정하겠습니까. 이제는 그렇지 못합니다. 높고 드러난 데서 구하면 뜻과 욕심이 이미 차서 보답할 마음이 없고, 명망에서 구하면 헐뜯음과 기림이 다투어 나와 이름과 실상이 서로 어긋나며, 자격에서 구하면 좁고 구차하게 인습만 좇아 뛰어나고 기이한 재주가 한 번도 나아온 적이 없습니다. 이것이 인재가 늘 모자람을 걱정하고 세상일이 날로 하기 어려워지는 까닭입니다.

신의 망령된 뜻이 이러하오나 병중의 어지러운 말이라 다시 조리가 없습니다. 오직 바라옵건대 성명(聖明)께서 나라를 근심하는 정성을 헤아리시어 비변사에 내리시어 가려 뽑아 시행하게 하심이 어떠하겠습니까.

협주 2

乙未三月

을미년 삼월.

저본은 母이나 毋의 잘못으로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