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징비록 › 권5 근폭집

서쪽 지방의 일을 미리 다스려 갖추기를 아뢴 계經理西方事務。啓

징비록 懲毖錄 · 류성룡(柳成龍) · 1633년 간행 (임진왜란 뒤 지음) · 단락 1 · 한자 711자 · 낭독 5.7분

징비록 권5 근폭집 임진왜란이 끝난 뒤 영의정 류성룡이 제 눈으로 본 것을 적어 남긴 기록. 「지난 일을 징계하여 뒷근심을 삼간다」는 뜻으로 이름을 붙였다. 전쟁이 어떻게 시작되었고 조정이 무엇을 놓쳤는지를 변명 없이 적었다. 이순신을 천거한 일, 명나라 군사와의 실랑이, 백성이 겪은 참상이 그대로 실렸다.

近觀西方事勢日益可虞必須於合氷之前多般經理以爲防秋之計然後庶可備其緩急他餘事則臣自爲移文分付於本道且令從事官韓浚謙往來檢察矣其中數事當待。朝廷處分平安道出身之類當初榮幸科擧頗有喜悅之心近日南北赴防之役專資於此輩行齎居送盡失農業又以守令不加存撫侵虐之事有同平民少有徵督輒囚其妻故出身之人無不怨苦更以登科爲悔群心如此其何以望其致力於有事之日哉議者以爲此屬皆爲訓鍊院權知奉事口傳而江邊入防之時計仕遷轉一如本院之例且令邊將每於朔望試射計其畫數申報監兵使。啓聞其中優等者別爲擢用則人心必有興起而無怨苦防戍之歎請令該曹商議擧行以慰塞上軍士之心且江邊士兵有馬者絕少北虜長技在於馳騁專用步率則不可抵當本道及黃海道牧塲土兵中勇悍善戰者及有計慮可用者詳知虜中形勢而出入偵探者令兵使監司各別訪問得實歲擧其最優者一二人。啓下兵曹於鎭堡邊將有闕處差送則塞下之士必益勸慕興起矣近日江邊鎭堡往往造設炮樓近聞前碧潼郡守李時言之言則碧潼亦已設炮樓降倭等見之亦皆以爲守城妙具但炮樓雖設而火器未具則亦一無用之物而已火藥大炮多多益善江邊所儲不足以支一戰之用猝然遇賊則將以何物制之極爲寒心火藥雖令各官煮取而或不知煮法或惰慢不勤徒用民力而所得不敷此亦當有主掌者而責其辦出然後可也評事閔有慶頗爲致意於職事云熖焇煮取火炮器械事令評事勾管措置於道內有醎土處聚合匠人分付煮取課其所出多少精麤而行其賞罰逐月知數。啓聞且總計江邊及道內火炮器械而試其可用不可用可用者留儲不可用者改之或隨便新造如一城有炮樓幾坐一樓當用大小炮幾箇必使準備應用使無臨時窘迫難備之患至如大炮之放非人人所可爲必於土兵及諸色人中擇其性近可習者多方傳習蠲除雜役別加優恤然後可用於戰守之際此意。啓下後移文監兵使知委施行何如

요사이 서쪽 형세를 보니 날로 더욱 걱정스럽습니다. 반드시 강물이 얼기 전에 여러 가지로 미리 갖추어 가을 방비의 계책을 세운 뒤에야 급한 일에 대비할 수 있습니다. 그 나머지 일은 신이 스스로 공문을 보내 그 도에 분부하였고, 또 종사관 한준겸(韓浚謙)에게 오가며 살피게 하였습니다. 그 가운데 몇 가지는 조정의 처분을 기다려야 합니다.

평안도의 무과 급제자(出身)들은 애초에 과거에 오른 것을 영광으로 여겨 자못 기뻐하였습니다. 그런데 요사이 남북으로 국경을 지키러 가는 일을 오로지 이들에게 의지하니, 갈 때 싸 가고 있을 때 부쳐 주느라 농사를 다 잃었습니다. 게다가 수령이 돌보아 주기는커녕 침학하기를 여느 백성과 다름없이 하여, 조금이라도 받아 낼 일이 있으면 곧 그 아내를 가둡니다. 그러니 급제한 사람마다 원망하고 괴로워하며 도리어 급제한 것을 뉘우칩니다. 뭇 마음이 이러한데 무슨 일이 있는 날에 힘을 다하기를 어찌 바라겠습니까.

의논하는 이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이들을 모두 훈련원 권지봉사로 구전(口傳)하여 삼고, 강변에 들어가 지킬 때에는 근무한 날수를 헤아려 자리를 옮겨 주기를 훈련원 예와 같이 하며, 변장에게 초하루와 보름마다 활쏘기를 시험하여 그 점수를 헤아려 감사와 병사에게 보고해 아뢰게 하고, 그 가운데 뛰어난 자를 따로 뽑아 쓰면 인심이 반드시 일어나 지키러 가기를 원망하는 탄식이 없으리라는 것입니다. 해당 조에 의논하여 거행하게 하시어 변방 군사의 마음을 위로하소서.

또 강변 군사 가운데 말 가진 자가 아주 적습니다. 북쪽 오랑캐가 잘하는 것은 말 달리기이니, 걸어서 싸우는 군사만으로는 당해 낼 수 없습니다. 그 도와 황해도 목장의 토병 가운데 날래고 잘 싸우는 자, 헤아림이 있어 쓸 만한 자, 오랑캐 속 형세를 자세히 알아 드나들며 정탐할 만한 자를 병사와 감사가 각별히 찾아 물어 실상을 알아내게 하고, 해마다 그 가운데 가장 나은 한두 사람을 천거하여 병조에 내리시어 국경 진영(鎭堡)의 장수(邊將) 자리가 빈 곳에 보내면, 변방 군사들이 반드시 더욱 힘써 본받아 일어설 것입니다.

요사이 강변 진보에 이따금 포루(砲樓)를 세운 곳이 있습니다. 전 벽동군수 이시언(李時言)의 말을 들으니 벽동에도 이미 포루를 세웠는데, 항복한 왜인들이 보고 모두 성 지키는 데 묘한 기구라 하였답니다. 다만 포루를 세워도 화기를 갖추지 못하면 쓸데없는 물건일 뿐입니다. 화약과 대포는 많을수록 좋은데 강변에 쌓아 둔 것은 한 번 싸움을 버티기에도 모자라니, 갑자기 적을 만나면 무엇으로 막겠습니까. 참으로 한심합니다.

화약은 고을마다 달여 내게 하였으나, 달이는 법을 모르기도 하고 게을러 힘쓰지 않기도 하여, 한갓 백성의 힘만 쓰고 얻은 것은 넉넉지 못합니다. 이 또한 맡은 사람을 두어 만들어 내도록 책임 지운 뒤에야 됩니다. 평사 민유경(閔有慶)이 자못 맡은 일에 마음을 쓴다 하니, 염초(熖焇) 달이기와 화포 병기 일을 평사에게 맡아 조치하게 하소서. 도 안에 짠 흙이 나는 곳에 장인을 모아 달이게 하고, 나온 양이 많은지 적은지 고운지 거친지를 따져 상과 벌을 행하며, 달마다 그 수를 알아 아뢰게 하소서.

또 강변과 도 안의 화포와 무기와 기구를 모두 헤아려 쓸 만한지 못 쓸지 시험하여, 쓸 만한 것은 남겨 두고 못 쓸 것은 고치거나 형편대로 새로 만들되, 한 성에 포루가 몇 채이면 한 채에 크고 작은 포가 몇 개 든다는 것까지 반드시 미리 갖추어 두어, 일이 닥쳐서야 군색하여 갖추기 어려운 근심이 없게 하소서. 대포를 쏘는 일로 말하면 사람마다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반드시 토병과 여러 부류 사람 가운데 성품이 맞아 익힐 만한 자를 골라 여러모로 가르치고, 잡역을 면제하며 따로 넉넉히 돌본 뒤에야 싸우고 지킬 때 쓸 수 있습니다. 이 뜻을 내리신 뒤에 감사와 병사에게 공문을 보내 알려 시행하게 함이 어떠하겠습니까.

협주 1

四月

사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