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징비록 › 권8 진사록

나아가 칠 군사 기밀의 더디고 빠름을 아뢴 장계進取軍機遲速狀

징비록 懲毖錄 · 류성룡(柳成龍) · 1633년 간행 (임진왜란 뒤 지음) · 단락 1 · 한자 422자 · 낭독 3.8분

징비록 권8 진사록 임진왜란이 끝난 뒤 영의정 류성룡이 제 눈으로 본 것을 적어 남긴 기록. 「지난 일을 징계하여 뒷근심을 삼간다」는 뜻으로 이름을 붙였다. 전쟁이 어떻게 시작되었고 조정이 무엇을 놓쳤는지를 변명 없이 적었다. 이순신을 천거한 일, 명나라 군사와의 실랑이, 백성이 겪은 참상이 그대로 실렸다.

今月初九日成貼有。旨近見獻議皆以進討爲急每每促之有似潼關之戰徐以待之反類河上之者此間情勢卿有定見鄉其搜括隱丁料合義旅臨陣節制進討勦滅事又於十四日有。旨審其曲折量其進退見可爲之事臣與元帥及巡察使反覆詳度今日之勢戰旣不可不戰亦不可若使在我有堂堂之勢而明知可勝則早已爲之豈等待。天兵留時費日至於數月之久乎惟其軍勢孤弱器械未備而一擧蹉跌則存亡乃决故欲與。天兵協力而後進及兵久不來而寒節向盡則寧欲决死一戰而聽成敗之數于天蓋出於不得已臣前此累陳憫迫之情請聞唐將决語而處之者以此故也今。天兵已爲渡江方約束諸軍多運糧餉爲必討之計則在我旣已持久姑且待之以冀十全之擧不當難恐於數日之間而違時輕擧况賊兵前少而後多攻取之形昔易而今難乎且沈惟敬家人方在賊中必聞此消息賊知沈計不售大軍臨境乘其已聚之勢欲爲先發之謀事極危迫以臣所料沈初雖失計業已爲之姑令還報以緩賊心而大兵疾進使賊畏之而不敢動亦便於乘機進擊似爲得計矣數日來賊兵已集形色可虞。天兵若不急進恐有難及之悔。朝廷百分周旋俾令急時前進

이달 초아흐렛날 성첩한 유지에 「요사이 올린 의논을 보니 다 나아가 치는 것을 급하다 하여 매번 재촉하니 동관(潼關)의 싸움과 비슷하고, 천천히 기다리자니 도리어 하수(河水) 가의 일과 같다. 이 사이의 형세는 경이 정한 소견이 있을 것이다. 숨은 장정을 찾아내고 의병을 헤아려 합하여 진에 임하여 절제하고 나아가 쳐 없애라」 하셨습니다. 또 열나흗날 유지에 「그 곡절을 살피고 그 나아가고 물러남을 헤아리라」 하셨습니다.

신이 원수와 순찰사와 더불어 되풀이하여 자세히 헤아렸습니다. 오늘의 형세는 싸우는 것도 할 수 없고 싸우지 않는 것도 할 수 없습니다. 만일 우리에게 당당한 형세가 있어 이길 줄을 밝게 알았다면 진작 하였을 것이니, 어찌 명나라 군사를 기다리며 때를 머물고 날을 허비하여 두어 달에 이르렀겠습니까. 오직 군사 형세가 외롭고 약하며 병기가 갖추어지지 않아 한번 들어 어긋나면 살고 죽음이 곧 결판나므로, 명나라 군사와 힘을 합한 뒤에 나아가려 한 것입니다. 군사가 오래도록 오지 않고 추위가 다해 가매 차라리 죽기로 결단하여 한번 싸워 이기고 짐의 수를 하늘에 맡기려 하였으니, 대개 마지못한 데서 나온 것입니다. 신이 앞서 여러 번 답답하고 급한 정을 아뢰며 명나라 장수의 결단하는 말을 듣고 처리하기를 청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이제 명나라 군사가 이미 강을 건너, 바야흐로 여러 군사를 약속하고 군량을 많이 옮겨 반드시 치려는 계책을 삼았습니다. 그러니 우리로서는 이미 오래 버텨 왔으니 아직 기다려 십분 온전한 거사를 바랄 것이요, 며칠 사이를 조급히 여겨 때를 어기고 가벼이 움직여서는 안 됩니다. 하물며 적병이 앞서는 적고 뒤에는 많아, 쳐서 빼앗을 형세가 예전에는 쉬웠으나 이제는 어려움에리까.

또 심유경(沈惟敬)의 집사람이 바야흐로 적 가운데 있어 반드시 이 소식을 들을 것입니다. 적이 심유경의 계책이 팔리지 않고 큰 군사가 지경에 닥친 줄 알면, 이미 모인 형세를 타 먼저 일으킬 꾀를 하려 할 것이니 일이 지극히 위태롭고 급합니다. 신이 헤아리건대, 심유경이 처음에 비록 계책을 그르쳤으나 이미 해 놓은 일이니, 아직 돌아가 알리게 하여 적의 마음을 늦추고 큰 군사가 빨리 나아가 적이 두려워 감히 움직이지 못하게 하면, 또한 틈을 타 나아가 치기에 편하여 좋은 계책일 듯합니다.

며칠 사이에 적병이 이미 모여 형색이 걱정스럽습니다. 명나라 군사가 급히 나아가지 않으면 미치기 어려운 뉘우침이 있을까 두렵습니다. 조정에서 백방으로 주선하시어 때를 다투어 앞으로 나아가게 하소서.

협주 1

壬辰十二月

임진년 십이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