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징비록 › 권9 진사록

제독이 군사 육천을 나누어 보내 평양을 도로 지키게 한 일을 아뢰다提督分送六千兵還守平壤狀

징비록 懲毖錄 · 류성룡(柳成龍) · 1633년 간행 (임진왜란 뒤 지음) · 단락 1 · 한자 206자 · 낭독 1.8분

징비록 권9 진사록 임진왜란이 끝난 뒤 영의정 류성룡이 제 눈으로 본 것을 적어 남긴 기록. 「지난 일을 징계하여 뒷근심을 삼간다」는 뜻으로 이름을 붙였다. 전쟁이 어떻게 시작되었고 조정이 무엇을 놓쳤는지를 변명 없이 적었다. 이순신을 천거한 일, 명나라 군사와의 실랑이, 백성이 겪은 참상이 그대로 실렸다.

天兵入留京畿境今已十六日悶迫之事難以枚擧且緣雨雪連日道路泥濘提督以此不肯進兵昨昨臣往東坡監督臨津浮橋催運糧料有人傳言。天兵萬餘發向金郊云臣不勝驚駭達夜馳還問厥由于接待使等官則云谷山郡守馳報北賊自安邊向德源李德馨傳示沈遊擊沈卽言于提督提督卽騷動以爲賊若從背後衝突則我兵必危卽發六千兵還送平壤使之守城而猶無前進之意禀其意向所在則只言我豈有退還之理今朝乃追選南兵而亦未知畢竟如何諉以路乾當發而今日又爲下雨路乾無期極爲悶慮

명나라 군사가 경기 지경에 들어와 머문 지 이제 이미 열엿새입니다. 절박한 일을 낱낱이 들기 어렵습니다. 또 비와 눈이 며칠 이어져 길이 진창이 된 까닭에 제독이 이를 핑계로 군사를 나아가게 하려 하지 않습니다.

그제 신이 동파에 가서 임진강 배다리를 감독하고 양식 나르기를 재촉하는데, 어떤 사람이 명나라 군사 만여 명이 금교로 떠났다고 전하였습니다. 신이 놀람을 이기지 못하여 밤새 달려 돌아와 접대사 등에게 그 까닭을 물으니, 곡산군수가 북쪽 적이 안변에서 덕원으로 향한다고 급히 보고하자 이덕형(李德馨)이 심 유격(沈遊擊)에게 전하여 보였고, 심 유격이 곧 제독에게 말하니 제독이 곧 소동하여 「적이 만일 등 뒤에서 들이치면 우리 군사가 반드시 위태롭다」 하고 군사 육천을 내어 평양으로 돌려보내 성을 지키게 하였다 합니다.

그러면서도 아직 앞으로 나아갈 뜻이 없습니다. 그 뜻이 어디에 있는지 여쭈니 다만 「내가 어찌 물러갈 리가 있겠느냐」 하고, 오늘 아침에는 남병(南兵)을 뒤따라 뽑았습니다. 그러나 마침내 어찌될지 알지 못합니다. 길이 마르면 떠나겠다고 미루는데 오늘 또 비가 내려 길 마를 기약이 없으니 몹시 걱정스럽습니다.

협주 1

二月十日

이월 열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