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를 놓아 주며放蟬賦
彼黠者蛛。厥類繁滋。孰賦爾以機巧。養丸腹於網絲。有蟬見絓。其聲最悲。我不忍聞。放之使飛。傍有人兮誰氏子。仍詰予以致辭。惟兹二物。等蟲之微。蛛於子何損。蟬於子何裨。惟蟬之活。乃蛛之飢。此雖德君。彼必冤之。孰謂子智。胡放此爲。予初矉額而不答。俄吐一言以釋疑。蛛之性貪。蟬之質淸。䂓飽之意難盈。吸露之腸何營。以貪汚而逼淸。所不忍於吾情。何吐緖之至纖。雖離婁猶不容晴。矧兹蟲之不慧。豈覘視之能精。將飛過而忽罥。翅拍拍以愈嬰。彼營營之靑蠅。紛逐臭而慕腥。蝶貪芳以輕狂。隨風上下而不停。雖見罹而何尤。原厥咎本乎有求。汝獨與物而無競。胡爲遭此拘囚。解爾之纏縛。囑汝以綢繆。遡喬林而好去。擇美蔭之淸幽。移不可屢兮。有此網蟲之窺窬。居不可久兮。螗蜋在後。以爾謀愼爾去就。然後無尤。
저 약은 거미는 그 무리가 무성하다. 누가 너에게 재주를 주어 그물 실에 둥근 배를 기르게 하였는가. 매미 한 마리가 걸려 그 소리가 가장 슬펐다. 나는 차마 듣지 못하여 놓아 날려 보냈다. 곁에 있던 이가 있어 뉘 집 자식인지, 나에게 따져 말하였다. 「이 두 벌레는 다 같이 미물입니다. 거미가 그대에게 무슨 해가 되며 매미가 그대에게 무슨 보탬이 됩니까. 매미가 살면 곧 거미가 굶습니다. 이쪽은 그대의 덕을 입으나 저쪽은 반드시 원망할 것입니다. 누가 그대를 슬기롭다 하겠습니까. 어찌 이런 짓을 하십니까.」 나는 처음에 이맛살을 찌푸리고 대답하지 않다가 이윽고 한마디를 뱉어 의심을 풀어 주었다. 「거미의 성품은 탐욕스럽고 매미의 바탕은 맑다. 배부르기를 꾀하는 뜻은 채우기 어렵고 이슬을 마시는 창자는 무엇을 꾀하겠는가. 탐욕스럽고 더러운 것으로 맑은 것을 핍박하니 내 마음에 차마 못 할 바다. 어찌 뽑아내는 실이 그리도 가는지 이루(離婁)라도 눈에 잘 뜨이지 않는다. 하물며 이 벌레는 슬기롭지 못하니 어찌 살펴보기를 잘하겠는가. 날아 지나다가 문득 걸리고 날개를 파닥일수록 더욱 얽힌다. 저 앵앵거리는 쉬파리는 어지러이 냄새를 좇고 비린 것을 사모한다. 나비는 꽃다움을 탐하여 가볍고 미친 듯 바람 따라 오르내리며 멈추지 않는다. 비록 걸린다 한들 무엇을 탓하겠는가. 그 허물을 캐면 본디 구하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너만은 다른 것과 다투지 않는데 어찌하여 이런 갇힘을 만났는가. 네 얽힘을 풀어 주고 너에게 삼가기를 부탁한다. 높은 숲으로 거슬러 올라가 잘 가서 맑고 그윽한 좋은 그늘을 골라라. 자주 옮겨서는 안 되니 이렇게 그물 치는 벌레가 엿본다. 오래 머물러서도 안 되니 사마귀가 뒤에 있다. 네 꾀로 나아가고 물러남을 삼간 뒤에야 허물이 없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