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바라보다春望賦
欣麗日之方酣。聊登高以游目。穀雨始晴兮。濯濯樹容之新沐。遠水蕩漾。麴塵浮綠。鳩鳴拂羽。鸎集珍木。衆花敷兮錦幛張。雜以靑林兮。一何斑駮。草芊𮐊兮碧滋。牛布野兮散牧。女執筐兮採稚。桑援柔枝兮手如玉。俚歌相和。何譜何曲。行者坐者去者復者。感陽煕煕。其氣可掬。鬱予望之止玆。何區區而齪齪。有若丹禁日長。萬機多簡。感韶光之駘蕩。時登覽乎飛觀。羯鼓聲高。紅杏齊綻。望神州之麗景。宸歡洽兮玉觴滿。此則春望之富貴也。彼王孫與公子。結豪友以尋芳。後乘載妓。茜袂紅裳。隨所駐兮鋪筵。吹瑤管兮吸玉簧。望紅綠之如織。擡醉眼以倘佯。此則春望之奢華也。有美婦人兮守空閨。別宕子兮千里。恨音塵之迢遞。情搖搖其若水。望漆鷰之雙飛。倚雕櫳而流淚。此則春望之哀怨也。故人遠遊兮送將行。雨浥輕塵兮柳色靑。三疊歌闋。別馬嘶鳴。登崇丘兮望行色。煙花掩苒兮蕩淸。此則春望之別恨也。至若征夫邈寄乎關山。見邊草之再榮。逐客南遷乎湘水。望靑楓之冥冥。莫不翹首延佇。抱恨怦怦。此則春望之羈離也。吾知夫夏之望兮拘於蒸暑。秋專蕭瑟。冬苦凝閉。玆三者之偏兮。若昧變而一泥。唯此春望。隨物因勢。或望而和懌。或望而悲悷。或望而歌。或望而涕。各觸類以感人兮。紛萬端與千緖。若隴西子者何爲哉。醉而望也樂。醒而望也哀。窮而望則雲霧塞。達而望則天日開。可以喜則喜。可以悲則悲。誠能遇境沿機。與物推移。而不可以一揆測知者乎。
고운 해가 한창인 것을 기뻐하여 애오라지 높은 데 올라 눈길을 놀린다. 곡우(穀雨)에 비로소 개니 말끔한 나무 모습이 새로 목욕한 듯하다. 먼 물은 넘실거리고 누룩빛 티끌이 푸르게 뜬다. 비둘기가 울며 깃을 털고 꾀꼬리가 좋은 나무에 모인다. 온갖 꽃이 피어 비단 장막을 친 듯한데 푸른 숲이 섞이니 어찌 그리 얼룩덜룩한가. 풀은 우거져 푸르게 불어나고 소는 들에 흩어져 풀을 뜯는다. 여인은 광주리를 들고 어린 뽕잎을 딴다. 부드러운 가지를 당기는 손이 옥 같다. 시골 노래가 서로 화답하니 무슨 가락이며 무슨 곡조인가. 가는 이, 앉은 이, 떠나는 이, 돌아오는 이가 화창한 볕에 감동하니 그 기운을 움켜쥘 만하다. 답답하다, 내 바라봄이 여기 그치니 어찌 이리 자잘하고 옹색한가. 붉은 대궐에 해가 길고 만 가지 정사가 한가한 때, 화창한 봄빛에 감동하여 때때로 높은 누각에 올라 바라본다. 갈고(羯鼓) 소리 높고 붉은 살구꽃이 일제히 터진다. 신주(神州)의 고운 경치를 바라보매 임금의 기쁨이 흡족하고 옥잔이 가득하다. 이것이 봄에 바라보는 부귀다. 저 왕손과 공자는 호탕한 벗과 맺어 꽃다움을 찾는다. 뒷수레에 기생을 태우니 붉은 소매와 다홍치마다. 멈추는 곳마다 자리를 펴고 옥피리를 불고 생황을 분다. 붉고 푸른 것이 베 짜듯 얽힌 것을 바라보며 취한 눈을 들어 서성인다. 이것이 봄에 바라보는 사치다. 아름다운 부인이 있어 빈 규방을 지키는데 천 리 밖 나그네와 헤어졌다. 소식이 아득한 것을 한하니 마음이 흔들려 물결 같다. 검은 제비가 짝지어 나는 것을 바라보며 새긴 창에 기대어 눈물을 흘린다. 이것이 봄에 바라보는 슬픈 원망이다. 벗이 멀리 떠나매 보내어 가게 한다. 비가 가벼운 티끌을 적시고 버들빛이 푸르다. 삼첩(三疊)의 노래가 끝나자 이별하는 말이 운다. 높은 언덕에 올라 가는 모습을 바라보니 안개 낀 꽃이 하늘하늘 맑음에 흔들린다. 이것이 봄에 바라보는 이별의 한이다. 나아가 수자리 사는 사내가 관산(關山)에 아득히 부쳐 변방 풀이 다시 푸른 것을 보고, 쫓겨난 나그네가 상수(湘水) 남쪽으로 옮겨 푸른 단풍나무가 어둑한 것을 바라보는 데 이르러서는, 머리를 들고 우두커니 서서 한을 품고 가슴이 두근거리지 않는 이가 없다. 이것이 봄에 바라보는 나그네의 떠돎이다. 나는 안다. 여름에 바라봄은 찌는 더위에 매이고 가을은 오로지 쓸쓸하며 겨울은 얼어붙음에 괴롭다. 이 셋은 치우쳐서 마치 변화를 모르고 하나에 붙박인 듯하다. 오직 이 봄의 바라봄만은 사물을 따라 형세에 말미암는다. 바라보고 화락하기도 하고 바라보고 슬프기도 하며, 바라보고 노래하기도 하고 바라보고 눈물짓기도 한다. 저마다 그 무리에 닿아 사람을 움직이니 만 갈래 천 갈래로 어지럽다. 농서자(隴西子) 같은 이는 어떠한가. 취하여 바라보면 즐겁고 깨어 바라보면 슬프다. 궁할 때 바라보면 구름과 안개가 막고 통할 때 바라보면 하늘과 해가 열린다. 기뻐할 만하면 기뻐하고 슬퍼할 만하면 슬퍼한다. 참으로 경우를 만나 기틀을 따라 사물과 함께 옮겨 가니, 하나의 잣대로 헤아려 알 수 없는 사람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