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전집 권1

질그릇 단지를 노래하다陶甖賦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2 · 한자 249자 · 낭독 2.3분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1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予蓄瓦甖。以酒不渝味。甚珍而愛之。且有所況。爲賦以興之。

내가 질그릇 단지를 두었는데 술이 맛을 잃지 않아 몹시 진귀하게 여기고 아꼈다. 또 견줄 바가 있어 부를 지어 뜻을 일으킨다.

협주 1

幷序

서(序)를 아울러 붙인다.

我有小甖。非鍛非鑄。火與土以相𤎅。落埏埴而乃就。頸癭腹膰。觜侔笙味。譬之瓴則無耳。謂之甀則摦口。不磨而光。如漆之黝。何金皿之是珍。雖瓦器其不陋。適重輕以得宜。合提挈於一手。價甚賤而易求。雖破碎其曷咎。盛酒幾何。未盈一斗。滿輒斯罄。虛則復受。由陶熟而且精。故不淪而不漏。由旁通而不咽。能出納乎醇酎。由能出故不傾不覆。由能納故貯酒斯續。顧一生之攸盛。羌難算其幾斛。類君子之謙虛。秉恒德而不惑。嗟小人之徇財。昧斗筲之局促。以有涯之量。趁無窮之欲。積不知散。猶謂不足。小器易盈。顚沛是速。予置斯甖於座右。戒滿溢而自勖。庶揣分而循涯。儻全身而持祿。

나에게 작은 단지가 있으니 벼려 만든 것도 아니고 부어 만든 것도 아니다. 불과 흙이 서로 구워 진흙 빚는 데서 떨어져 나와 이루어졌다. 목은 혹이 지고 배는 불룩하며 부리는 생황 주둥이를 닮았다. 영(瓴)에 견주자니 귀가 없고 추(甀)라 하자니 입이 넓다. 갈지 않아도 빛나 옻처럼 검다. 어찌 쇠그릇만 진귀하다 하랴. 질그릇이라도 누추하지 않다. 무겁고 가벼움이 알맞아 한 손에 들기 좋다. 값이 몹시 싸서 구하기 쉬우니 깨진들 무슨 허물이랴. 술이 얼마나 들어가는가. 한 말도 차지 않는다. 차면 곧 비우고 비면 다시 받는다. 굽기를 익게 하고 또 곱게 한 까닭에 스미지도 새지도 않는다. 옆이 통하고 목이 메지 않은 까닭에 진한 술을 들이고 낼 수 있다. 낼 수 있으므로 기울지도 엎어지지도 않고, 들일 수 있으므로 술을 담는 일이 이어진다. 한평생 담은 것을 돌아보면 몇 섬인지 헤아리기 어렵다. 겸허한 군자가 늘 지니는 덕을 잡아 흔들리지 않음과 같다. 아, 소인은 재물을 좇아 말과 되만 한 좁음에 어둡다. 끝이 있는 그릇으로 끝없는 욕심을 좇는다. 쌓기만 하고 흩을 줄 몰라 그래도 모자란다 한다. 작은 그릇은 쉬 차고 넘어지는 것도 빠르다. 나는 이 단지를 자리 오른쪽에 두어 가득 차 넘치는 것을 경계하고 스스로 힘쓴다. 바라건대 분수를 헤아리고 끝을 좇아 몸을 온전히 하고 녹을 지켰으면 한다.

협주 2

有耳曰瓴。

귀가 있는 것을 영(瓴)이라 한다.

瓦甖小口曰甀。

질그릇 단지로 입이 작은 것을 추(甀)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