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전집 권1

장자목 시랑에게 드리는 백운시呈張侍郞自牧一百韻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1 · 한자 979자 · 낭독 11.3분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1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世家流慶遠。我丈稟靈殊。爽露凝瓊樹。寒氷映玉壺。名聲驚霹靂。胸臆貯江湖。門繼淸廉鎬。朝登質直酺。雪中松性古。天上桂枝孤。瑞夢曾徵鳳。明時敢憶鱸。馮唐方見遇。顔氏舊如愚。帝室誇三鏡。明堂寶六瑚。彤霄循北拱。蒼海聳南圖。演誥唐麻上。分儀漢蕝隅。沐芳承湛露。縱轡騖長衢。酒膽鍾星白。忠誠折檻朱。躪人才落落。好士樂愉愉。憶昔初投刺。相迎似合符。夤緣近美玉。想像置生蒭。投轄情何厚。含杯氣益麤。處囊容趙客。橫氣試齊巫。佳樹旌幢卓。名花錦繡敷。但欣靑眼眄。何倩翠眉姝。文抉曺劉髓。詞窮屈宋腴。芳醪斟石凍。異味雜山膚。門客三千忝。詩籌一百輸。瓮邊眠畢卓。堂上宿淳于。大冶鎔頑鑛。洪溟納細汙。再來增款密。歡笑益姁婾。極辯馳黃馬。遺篇詠白駒。枉聯東野句。頻倒伯倫觚。吟榻薰風散。歸程睌霧紆。醉誇攀學士。驕不避金吾。意已黃金重。情難白骨渝。雄詩三絶在。聖草十行俱。擬作家傳寶。唯懷鬼奪虞。靘粧欺友倩。絶辟倒嘉謨。荷重猶投李。酬卑合覆瓿。蹇予。誠齷齪。賦命實崎嶇。寒谷生氷子。裒衣着腐儒癡龍殊未辨。乾鼠謾相沽。醜質慙康瓠。銛鋒謝湛盧。北宮慙駕蓽。南郭望吹竽。闕里攀龍鳳。春官戰虎貙。一鳴方駭世。十影擬過都。左相曾邀飮。寧王許醉扶。玉顔羅密座。珍膳出豐廚。夜飮長侵曉。朝吟動及晡。牡丹園上醉。楊柳陌邊驅。晚落蟠泥困。那堪撫劒吁。道長猶恐泥。泉涸自難濡。絃絶何由續。墻頑肯可圬。同門皆振翮。唯我尙搶揄。故故容顔改。垂垂歲月徂。六身催倒亥。三足未留烏。心思如懸旆。功各劇守株。愁期千日醉。病廢四方餬。讒搆交相扇。行藏甚似拘。樊蠅頑不死。市虎動成誣。處處嗔投璧。人人慮竊鈇。嘲龍多蝘蜓。襲狗幾鼱鼩。鬱鬱同平子。申申愧女嬃。自啼無用血。渾斷苦吟鬚。奔走如郵吏。遷延似賈胡。杜園空費望。陶徑想應蕪。擬脫嬰身網。歸安曳尾塗。灌畦常搰搰。鼓缶樂嗚鳴。南去將經楚。東遊遂極吳。帶苓聱叟結。學圃小人須。船尾抄雲子。江頭種木奴。飮河盈鼴腹。跳井沒蛙跗。天地爲遊子。煙波作釣徒。飜思神聖代。何忍草萊逋。佩潔紉芳蕙。巢寒戀碧梧。操修憐汲直。夢想對高兪。身世煩窺鏡。生涯倦織絇。出言雖切切。廻眼例盱盱。竹實談雞鶩。椿年語蟪蛄。自嗟遭世晚。人道與時迂。雷雨初驚後。乾坤可滌無。死灰期復煽。病樹會重蘇。器識雖云淺。心䏏要欲刳。不才堪搦朽。高論孰噓枯。幸感賢知己。常稱一鄙夫。衣冠將飾越。脂粉強粧嫫。有玉深藏櫝。爲金好躍爐。波臣如得水。淵客豈無珠。曩阻摳衣禮。時方曳履趨。琴僧折簡召。笙客隔墻呼。話舊元無倦。論文亦頗娛。鼻墁逢匠石。背癢得麻姑。始末如深遇。麋損有薄軀。每承親昵昵。罄寫意區區。小隱何人到。端居十日踰。曉霞紅綺散。夜雪白氈鋪。冷火空頻撥。寒醅孰與𣂏。虛堂無客位。幽室學僧趺。忽憶參商別。潛悲楚越逾。仰風滋眷戀。回首亮踟躕。苦欠奉書鶴。欲爲趨藻鳧。試歸如會面。不敏敢逃誅。孟浪詞雖拙。公無笑囁嚅。

대대의 집안에 경사가 멀리 흐르고 우리 어른은 신령한 기운을 남달리 받으셨다 맑은 이슬이 옥나무에 엉기고 찬 얼음이 옥항아리에 비친다 이름은 벼락처럼 놀랍고 가슴에는 강과 호수를 담았다 문벌은 청렴한 장호(張鎬)를 이었고 조정에는 곧은 장포(張酺)로 오르셨다 눈 속 소나무처럼 성품이 예스럽고 하늘 위 계수 가지처럼 외롭다 상서로운 꿈은 일찍이 봉황을 불렀고 밝은 때에 어찌 감히 농어를 생각하랴 풍당(馮唐)이 바야흐로 알아줌을 받았고 안씨(顔氏)는 예부터 어리석은 듯하였다 임금의 집에서 세 거울을 자랑하고 명당에서 여섯 호련(瑚璉)을 보배로 여긴다 붉은 하늘은 북극을 돌아 감싸고 푸른 바다는 남쪽으로 날 뜻을 솟구친다 조서를 펴기는 당나라 마지(麻紙) 위요 의례를 나누기는 한나라 절(蕝)의 모퉁이다 향기에 목욕하여 짙은 이슬을 받고 고삐를 놓아 긴 거리를 달린다 술 담은 흰 별빛 잔에 쏠리고 충성은 난간을 부러뜨린 주운(朱雲)이다 사람을 가리는 눈이 크고 시원하며 선비를 좋아하는 즐거움이 화락하다 생각하면 처음 명함을 던졌을 때 서로 맞이함이 부절을 맞춘 듯하였다 인연을 타고 아름다운 옥에 가까이 가니 헤아리건대 살아 있는 꼴을 놓아 준 듯하였다 굴대 빗장을 던진 정이 어찌 그리 두터운가 잔을 머금으니 기운이 더욱 거칠어진다 주머니에 들어 조나라 손을 받아들이고 기운을 뻗쳐 제나라 무당을 시험한다 좋은 나무는 깃발처럼 우뚝하고 이름난 꽃은 비단수처럼 펼쳐진다 다만 푸른 눈으로 보아 주심이 기쁘니 어찌 푸른 눈썹 미인을 청하랴 글은 조식(曹植)과 유정(劉楨)의 골수를 도려내고 말은 굴원(屈原)과 송옥(宋玉)의 기름진 데를 다한다 향기로운 술은 돌처럼 언 것을 따르고 별난 맛은 산나물을 섞었다 문객 삼천에 외람되이 끼었고 시 산가지 백 개를 졌다 항아리 곁에 잠든 필탁(畢卓)이요 마루 위에 묵은 순우곤(淳于髡)이다 큰 대장장이가 거친 광석을 녹이고 큰 바다가 작은 웅덩이를 받아들인다 다시 오매 정이 더욱 도탑고 즐거운 웃음이 더욱 부드럽다 지극한 말솜씨는 누런 말을 달리고 남긴 글은 흰 망아지를 읊는다 외람되이 동야(東野)의 구절에 이어 붙이고 자주 백륜(伯倫)의 술잔을 기울인다 시 읊는 걸상에 훈풍이 흩어지고 돌아가는 길에 저녁 안개가 굽이친다 취하여 학사에게 매달림을 자랑하고 교만하여 금오(金吾)도 피하지 않는다 뜻은 이미 황금처럼 무겁고 정은 백골이 되어도 변하기 어렵다 웅장한 시 세 편이 있고 신묘한 초서 열 줄이 갖추어졌다 집안에 전할 보배로 삼으려 하나 다만 귀신이 빼앗을까 걱정한다 짙은 단장은 우천(友倩)을 속이고 뛰어난 솜씨는 아름다운 꾀를 넘어뜨린다 받은 것이 무거워도 오히려 오얏을 던지고 갚음이 낮아 항아리를 덮기에 알맞다 절뚝이는 나는 참으로 옹색하고 타고난 명이 실로 험하다 찬 골짜기에 얼음덩이가 생기고 큰 옷을 썩은 선비가 입었다 어리석은 용은 끝내 가려내지 못하고 마른 쥐를 부질없이 서로 판다 못난 바탕은 큰 바가지에도 부끄럽고 날카로운 칼끝은 담로검(湛盧劍)에 사양한다 북궁(北宮)에서 섶수레 몲을 부끄러워하고 남곽(南郭)처럼 생황 불기를 바란다 궐리(闕里)에서 용과 봉을 붙잡고 춘관(春官)에서 범과 이리처럼 싸운다 한 번 울어 바야흐로 세상을 놀래고 열 그림자로 서울을 지나려 한다 좌상(左相)이 일찍이 불러 마시게 하고 영왕(寧王)이 취하매 부축을 허락하였다 고운 얼굴들이 빽빽한 자리에 늘어서고 진귀한 음식이 넉넉한 부엌에서 나온다 밤에 마셔 늘 새벽을 침노하고 아침에 읊어 걸핏하면 저녁에 이른다 모란 동산 위에서 취하고 버들 늘어선 길가를 달린다 늦게 떨어져 진흙에 서려 곤하니 어찌 칼을 어루만지며 탄식함을 견디랴 길이 멀어 그래도 진창이 두렵고 샘이 말라 절로 적시기 어렵다 줄이 끊어졌으니 무엇으로 이으랴 담이 굳으니 흙손질을 하랴 같은 문에서 다들 날개를 떨치는데 오직 나만 아직도 부딪히고 끌린다 자꾸자꾸 얼굴이 바뀌고 어느덧 세월이 간다 육신(六身)은 해(亥) 자를 넘어뜨림을 재촉하고 세 발 까마귀는 머물지 않는다 마음은 매달린 깃발 같고 공은 저마다 그루터기 지키기보다 심하다 시름은 천 날 취하기를 기약하고 병들어 사방에 빌어먹기도 그만두었다 참소가 얽혀 서로 부채질하니 나아가고 물러남이 몹시 매인 듯하다 울타리의 파리는 질겨 죽지 않고 저자의 범은 걸핏하면 거짓이 된다 곳곳에서 구슬 던짐을 성내고 사람마다 도끼 훔쳤나 의심한다 용을 비웃는 도마뱀이 많고 개를 덮치는 생쥐가 몇이런가 답답하기는 평자(平子)와 같고 거듭 꾸짖음은 여수(女嬃)에게 부끄럽다 스스로 울어도 쓸 피가 없고 괴로이 읊느라 수염이 다 끊어졌다 달리기는 역참 아전 같고 머뭇거리기는 장사치 오랑캐 같다 두씨의 동산은 부질없이 바라보기만 하고 도연명의 오솔길은 아마 거칠어졌으리라 몸에 얽힌 그물을 벗으려 하고 진흙에 꼬리 끌며 편안히 돌아가려 한다 밭두둑에 물 대며 늘 부지런하고 장구를 두드리며 울리는 소리를 즐긴다 남쪽으로 가면 초나라를 지날 것이요 동쪽으로 놀면 마침내 오나라 끝에 이르리라 도꼬마리 띠는 오수(聱叟)가 맺었고 밭일 배우기는 소인이 바라는 바다 뱃고물에서 운자(雲子) 밥을 뜨고 강가에 목노(木奴)를 심는다 강물을 마셔도 두더지 배만 채우고 우물에 뛰어들어도 개구리 발등이 잠긴다 하늘과 땅에서 떠도는 나그네가 되고 안개 물결에서 낚시꾼이 되리라 돌이켜 생각하니 거룩한 시대에 어찌 차마 풀숲으로 달아나랴 깨끗한 패물로 향기로운 혜초를 꿰고 둥지가 차도 푸른 오동을 그린다 몸가짐은 급암(汲黯)의 곧음을 어여삐 여기고 꿈에는 고요(皐陶)와 마주함을 그린다 신세는 거울 들여다보기도 번거롭고 살아가기는 신코 짜기에 지쳤다 말을 내면 비록 간절하나 눈을 돌리면 으레 흘겨본다 대나무 열매를 닭과 오리에게 말하고 참죽나무의 나이를 쓰르라미에게 이른다 스스로 세상 만남이 늦음을 탄식하니 사람들은 때와 어긋난다 말한다 우레와 비가 처음 놀란 뒤에 하늘과 땅을 씻을 수 있으랴 죽은 재도 다시 타오르기를 기약하고 병든 나무도 끝내 다시 살아나리라 그릇과 식견은 얕다 하나 마음속은 갈라 보이고 싶다 재주 없어 썩은 것을 주무를 만하니 높은 의논으로 누가 마른 것을 불어 살리랴 다행히 어진 지기(知己)에게 감동하니 늘 한낱 못난 사내라 일컫는다 옷과 갓으로 월(越)나라 사람을 꾸미려 하고 연지분으로 억지로 모모(嫫母)를 단장한다 옥이 있으면 궤에 깊이 감추고 쇠가 되면 화로에서 뛰기를 좋아한다 물결의 신하가 물을 얻은 듯하고 못의 나그네에게 어찌 구슬이 없으랴 지난날엔 옷깃 여미는 예를 막았으나 이제는 바야흐로 신을 끌고 달려간다 거문고 타는 승려를 쪽지로 부르고 생황 부는 손을 담 너머로 부른다 옛일을 이야기하매 본디 싫증이 없고 글을 논하매 또한 자못 즐겁다 코에 바른 흙은 장석(匠石)을 만났고 등이 가려우니 마고(麻姑)를 얻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깊이 알아주시니 이 엷은 몸이 다 닳아 없어져도 좋다 늘 가까이 친하게 대해 주심을 받아 구구한 뜻을 다 쏟아 적는다 작은 은거지에 누가 찾아오랴 단정히 앉은 지 열흘이 넘었다 새벽노을은 붉은 비단을 흩고 밤눈은 흰 모전을 깔았다 식은 불을 부질없이 자주 헤치고 찬 술을 누구와 함께 뜨랴 빈 마루에 손의 자리가 없고 그윽한 방에서 중처럼 가부좌를 배운다 문득 삼성(參星)과 상성(商星)처럼 헤어진 일이 생각나 초와 월처럼 멀어짐을 남몰래 슬퍼한다 풍모를 우러러 그리움이 자라고 머리를 돌려 참으로 머뭇거린다 글을 받들 학이 없음이 몹시 아쉽고 마름을 좇는 오리가 되고자 한다 시험 삼아 돌아가 얼굴을 뵙는다면 미련한 몸이 어찌 감히 꾸중을 피하랴 허튼 말이 비록 서투르나 공께서는 우물거림을 웃지 마소서

협주 13

張鎬

장호(張鎬).

張酺

장포(張酺).

張鷟

장작(張鷟).

張翰

장한(張翰).

公爲禮部。

공이 예부(禮部)에 있었다.

時喚妓不至。

그때 기생을 불렀으나 오지 않았다.

時有薦達之言。

그때 천거해 주겠다는 말이 있었다.

公以草書贈詩三首。

공이 초서로 시 세 수를 주었다.

平上同用。

평성과 상성을 함께 썼다.

文相國特召予飮。故比李適之。

문 상국(文相國)이 특별히 나를 불러 마시게 하였으므로 이적지(李適之)에 견주었다.

寧仁侯召予飮。予醉倒使人扶之。

영인후(寧仁侯)가 나를 불러 마시게 하였는데 내가 취해 쓰러지매 사람을 시켜 부축하게 하였다.

時呼能琴僧。

그때 거문고 잘 타는 승려를 불렀다.

隣有吹笙客呼之。

이웃에 생황 부는 손이 있어 그를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