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전집 권1

구산사 찬 스님 방장에서 보름달을 구경하다龜山寺璨師方丈。十五夜翫月。以詩律輸君一百籌爲韻。予得律字。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1 · 한자 90자 · 낭독 0.9분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1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夏春足雲霧。翫月未可必。秋初餘暑熱。秋晚過蕭瑟。獨是中秋中。凉不至凄慄。掃碧天更高。纖靄不侵軼。負此最宜辰。更無堪翫日。月亦若驕矜。踊躍凌空出。澄澄玉鏡圓。瀲瀲金波溢。請君倒觥船。淸景不可失。先眠罰固嚴。酒席豈無律。

여름과 봄에는 구름과 안개가 잦아 달 구경을 꼭 할 수는 없다 초가을에는 더위가 남고 늦가을은 너무 쓸쓸하다 오직 이 한가위만은 서늘하되 오싹하지는 않다 쓸어 낸 듯 푸른 하늘이 더욱 높고 가는 아지랑이도 끼어들지 않는다 이 가장 알맞은 때를 저버리면 다시 구경할 만한 날이 없다 달도 또한 뽐내는 듯이 뛰어올라 허공을 밟고 나온다 맑고 맑은 옥거울이 둥글고 넘실넘실 금빛 물결이 넘친다 그대에게 청하노니 큰 술잔을 기울이라 맑은 경치를 잃어서는 안 된다 먼저 자는 이의 벌은 본디 엄하니 술자리에 어찌 법이 없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