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전집 권3

초당 세 노래 — 흰 병풍草堂三詠 素屛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1 · 한자 90자 · 낭독 0.9분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3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君看五侯家。黃金柱北斗。墻壁煥丹靑。土木衣錦繡。坐張百寶屛。仙鬼互馳驟。那憂氷谷寒。只詑銅山富。百年歸山丘。等是一丘土。我有一素屛。展作寢前友。素月炤我容。白雲落我首。翻思天地間。此身亦假受。求眞了無眞。一物非我有。

그대는 보라, 다섯 제후의 집을 황금이 북두를 떠받친다 담과 벽에 단청이 빛나고 흙과 나무가 비단수를 입었다 앉은 자리에 온갖 보배 병풍을 치니 신선과 귀신이 서로 내닫는다 어찌 얼음 골짜기의 추위를 걱정하랴 다만 구리 산의 넉넉함을 자랑한다 백 년이면 산 언덕으로 돌아가 다 같이 한 언덕의 흙이다 나에게는 흰 병풍 하나가 있어 펴서 잠자리 앞의 벗으로 삼는다 흰 달이 내 얼굴을 비추고 흰 구름이 내 머리에 떨어진다 돌이켜 생각하니 하늘과 땅 사이에 이 몸도 또한 빌려 받은 것이다 참을 구해도 끝내 참이 없으니 한 물건도 내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