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인이 붓에 입김을 불다美人呵筆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4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遺事云。李白於便殿。對明皇撰詔誥。時十月。大寒筆凍。莫書字。帝勑宮嬪十人。侍於左右。令各執牙筆呵之。白遂取而書其詔。其受聖睠如此。
『유사』에 이르기를, 이백이 편전에서 명황을 마주해 조고(詔誥)를 지었다. 그때가 시월이라 몹시 추워 붓이 얼어 글자를 쓸 수 없었다. 임금이 궁녀 열 사람에게 칙명을 내려 좌우에서 모시게 하고 저마다 상아 붓을 잡고 입김을 불게 하였다. 이백이 마침내 붓을 잡아 그 조서를 썼다. 임금의 돌보심을 받음이 이와 같았다.
丹口何須用意呵。君恩纔煦暖先加。謫仙才思春葩艶。却對紅顔一倍多。
붉은 입으로 굳이 뜻을 두어 불 것 있으랴 임금의 은혜가 따뜻해지자 따스함이 먼저 더해진다 귀양 온 신선의 재주와 생각이 봄꽃처럼 고운데 도리어 붉은 얼굴을 마주하니 갑절이나 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