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 태진원에 노닐다夢遊大眞院
玄宗遺錄曰。帝謂力士曰。吾自棄去妃子。杳無夢寐。齊心膳素。宜有所禱。果有夢應。夢至一處。萬壑煙霞。千峯花木。滿目寒濤。驚人絶景。翠煙絳氣云云。白玉掛陴。黃金題字曰。東虛第一宮。又翠衣童子前導至一院。題曰太一大眞元上妃院。大眞妃隔雲母屛而坐。不見其形。但聞其聲。帝曰。願得一見天姿。何恨此屛。似非疇昔相愛之意。妃露半身。髣髴新粧。依俙舊色。帝一見踊躍。前執其手。則驚風起於足下。若墮天云。
『현종유록』에 이르기를, 임금이 역사에게 이르기를 「내가 비자를 버린 뒤로 꿈조차 아득하다. 마음을 가다듬고 소찬을 들며 마땅히 빌 데가 있어야겠다」 하였다. 과연 꿈에 응함이 있었다. 꿈에 한 곳에 이르니 만 골짜기에 안개와 노을이 끼고 천 봉우리에 꽃과 나무가 있었으며, 눈에 가득 찬 물결과 사람을 놀라게 하는 빼어난 경치, 푸른 안개와 붉은 기운이 있었다. 흰 옥으로 섬돌을 깔고 황금으로 글자를 써 「동허 제일궁(東虛第一宮)」이라 하였다. 또 푸른 옷 입은 동자가 앞서 이끌어 한 원(院)에 이르니 「태일 태진 원상비원(太一大眞元上妃院)」이라 적혀 있었다. 태진비가 운모 병풍을 사이에 두고 앉아 그 모습은 보이지 않고 다만 소리만 들렸다. 임금이 「하늘 같은 자태를 한 번 보고 싶은데 어찌 이 병풍을 한하게 하는가. 옛날 서로 사랑하던 뜻이 아닌 듯하다」 하니 비가 반쯤 몸을 드러냈다. 어렴풋이 새로 단장한 듯 옛 빛이 아련하였다. 임금이 한 번 보고 뛸 듯이 기뻐 나아가 그 손을 잡으니 발밑에서 놀란 바람이 일어 하늘에서 떨어지는 듯하였다.
縹緲煙霞紫翠重。仙童導入大眞宮。依俙一見嚴粧面。淸夢驚來若墮空。
아득한 안개와 노을이 붉고 푸르게 겹쳤는데 신선 동자가 이끌어 태진궁에 들었다 어렴풋이 한 번 곱게 단장한 얼굴을 보고 맑은 꿈에서 놀라 깨니 허공에서 떨어지는 듯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