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공이 화답하기에 다시 앞의 운을 쓰다梁公見和。復用前韻。
有誰過小巷。無分賦高軒。笋逬工穿壁。蘿縈似護垣。淸於委羽洞。幽勝浣花村。潘岳三桃苑。陶潛五柳門。婦親金鼎水。兒媚繡襦蓀。自揖登山謝。淨欺種梓樊。身居懸磬室。心坦大輿坤。帶雨殘花落。隨風舞絮繁。病諳詩魄減。醉覺麴神尊。喜辦騷人佩。休誇鼓吏褌。林塘能幾樂。歲月苦難援。麤食忘兼味。酸醅堂上樽。煙濃鸎樹濕。霞散鶩天昏。廬岳慵投社。山陽只灌園。賈生空忌鵩。宋玉謾悲鵾。小閣宜春景。輕衫稱晝暄。良辰須共飮。芳草莫敎冤。更好東窓下。圍棋屛俗喧。
누가 이 작은 골목을 지나랴 높은 수레를 읊을 분수는 없다 죽순은 솟아 벽을 잘도 뚫고 담쟁이는 얽혀 담을 지키는 듯하다 맑기는 위우동(委羽洞)보다 낫고 그윽하기는 완화촌(浣花村)보다 낫다 반악(潘岳)의 복숭아 세 그루 동산이요 도잠(陶潛)의 버들 다섯 그루 문이다 아내는 몸소 금솥에 물을 붓고 아이는 수놓은 저고리를 입고 창포처럼 곱다 스스로 산에 오르던 사영운(謝靈運)에게 읍하고 깨끗하기는 가래나무 심던 번씨를 누른다 몸은 텅 빈 경쇠 걸린 듯한 방에 살아도 마음은 큰 수레 같은 땅처럼 평탄하다 비를 띠고 남은 꽃이 지고 바람을 따라 춤추는 버들솜이 많다 병들어 시의 넋이 줄어듦을 알겠고 취해서 누룩 신이 높음을 깨닫는다 시인의 패옥 갖추기를 기뻐하고 북 치는 아전의 잠방이를 자랑하지 마라 숲과 못의 즐거움이 얼마나 되랴 세월은 붙들기 몹시 어렵다 거친 밥에 두 가지 맛을 잊고 신 막걸리가 마루 위 동이에 있다 연기가 짙어 꾀꼬리 앉은 나무가 젖고 노을이 흩어져 따오기 나는 하늘이 어둡다 여산(廬山)의 결사에 들기는 게으르고 산양(山陽)에서 그저 밭에 물을 준다 가의(賈誼)는 부질없이 부엉이를 꺼렸고 송옥(宋玉)은 공연히 곤새를 슬퍼했다 작은 다락은 봄 경치에 알맞고 홑적삼은 낮의 따스함에 어울린다 좋은 때에 모름지기 함께 마실 일이요 꽃다운 풀을 원망하게 하지 마라 더욱 좋기는 동쪽 창 아래에서 바둑을 두어 세속의 시끄러움을 물리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