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산에서 이것저것 쓰다北山雜題
得道已無事。經律亦蹄筌。我不作羯麻。山僧且安眠。
도를 얻으면 이미 일이 없으니 경(經)과 율(律)도 발자국과 통발일 뿐이다 나는 갈마(羯磨)를 짓지 않으니 산승은 그저 편히 잠들라
협주 1
九首
아홉 수.
巖僧不浪出。溪鳥自閑飛。日暮松間霧。霏霏欲濕衣。
바위의 중은 함부로 나오지 않고 시내의 새는 절로 한가로이 난다 해 저문 솔 사이 안개가 부슬부슬 옷을 적시려 한다
夢廻山月落。吟久野雲歸。松石今朝是。風塵昨日非。
꿈에서 깨니 산의 달이 지고 오래 읊조리니 들 구름이 돌아간다 솔과 돌은 오늘 아침이 옳고 바람과 티끌은 어제가 그르다
岸幘倚靑松。拂琴掃白石。落瀑截翠微。寒峯界危碧。
두건을 젖혀 쓰고 푸른 솔에 기대어 거문고를 떨치고 흰 돌을 쓴다 떨어지는 폭포가 푸른 산허리를 자르고 찬 봉우리가 아슬한 푸름을 가른다
我是忘機人。萬物視一類。山鳥殊未知。見我忽驚起。
나는 세상 꾀를 잊은 사람이라 만물을 한 갈래로 본다 산새는 도무지 알지 못하고 나를 보고 문득 놀라 날아오른다
無心白駒詩。寓意黑蝶賦。讀罷南華篇。山中日亭午。
흰 망아지 시에 마음을 두지 않고 검은 나비 부에 뜻을 부친다 『남화경(南華經)』 한 편을 읽고 나니 산속에 해가 한낮이다
山花發幽谷。欲報山中春。何曾管開落。多是定中人。
산꽃이 그윽한 골짜기에 피어 산속의 봄을 알리려 한다 피고 짐을 언제 상관하랴 대개는 선정에 든 사람들이다
客榻靜無聊。幽人睡正濃。未聞呼勝力。驚起一聲鍾。
나그네 걸상이 고요해 심심한데 그윽한 사람은 잠이 한창 깊다 승력(勝力)을 부르는 소리는 못 들었는데 종소리 한 번에 놀라 일어난다
山人不出山。古徑荒苔沒。應恐紅塵人。欺我綠蘿月。
산 사람은 산을 나가지 않아 옛 길이 묵은 이끼에 묻혔다 아마도 두려운 것은 붉은 티끌 속 사람이 내 푸른 등덩굴의 달을 업신여길까 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