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전집 권5

전이지의 집에서 크게 취해 입으로 읊고 이지에게 붓을 달려 벽에 쓰게 하다全履之家。大醉口唱。使履之走筆書壁。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1 · 한자 211자 · 낭독 2.1분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5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君不見東吳水淸山復高。世世生雄豪。履之鍾秀氣。彩鳳穴中生鳳毛。壯志人誰知。地黑天昏龍虎嘷。朴生亦可人。曾是東西南北身。醉來眼花落井底。自稱風流賀季眞。形容大淳古。亦號華胥民。白雲居士本狂客。什載人間空浪迹。縱酒酣歌誰復訶。一生放意聊自適。倡兒叢裏倒千杯。俠客場中爭六博。今日逢君天使然。況復有酒如流泉。與君痛飮擊唾壺。志在萬里思騰騫。烈士壯心何日已。長劒倚靑天。功名富貴不須論。昔日王侯。今朝馬鬣墳。石崇金谷芳草沒。何處覓朱門。都是一場夢。請看蟻國淳于棼。滿酌壽君君飮無。明月爲我炤金樽。

그대는 보지 못하였는가, 동오(東吳)의 물이 맑고 산이 또 높음을 대대로 영웅호걸이 난다 이지는 빼어난 기운을 모아 채색 봉황의 굴에서 봉황의 털이 났다 씩씩한 뜻을 누가 알랴 땅이 검고 하늘이 어두워 용과 범이 울부짖는다 박생(朴生)도 또한 쓸 만한 사람이라 일찍이 동서남북으로 떠도는 몸이었다 취하면 눈이 아물아물해 우물 밑에 떨어지고 스스로 풍류로운 하계진(賀季眞)이라 일컫는다 모습은 매우 순박하고 예스러워 또한 화서(華胥)의 백성이라 부른다 백운거사는 본디 미친 나그네라 여러 해 인간 세상에 부질없이 자취를 흘렸다 술을 마음껏 마시고 흥겹게 노래한들 누가 다시 꾸짖으랴 한평생 뜻을 놓아 애오라지 스스로 즐긴다 광대 무리 속에서 천 잔을 기울이고 협객의 마당에서 육박(六博)을 다툰다 오늘 그대를 만남은 하늘이 시킨 것이요 하물며 다시 흐르는 샘 같은 술이 있음에랴 그대와 통쾌히 마시며 타구를 두드리니 뜻은 만 리에 있어 날아오르기를 생각한다 열사의 씩씩한 마음이 어느 날에나 그치랴 긴 칼을 푸른 하늘에 기대 세운다 공명과 부귀는 말할 것도 없다 지난날의 왕과 제후가 오늘 아침엔 말갈기 모양 무덤이다 석숭(石崇)의 금곡(金谷)은 꽃다운 풀에 묻혔으니 어디서 붉은 대문을 찾으랴 모두가 한바탕 꿈이다 개미나라의 순우분(淳于棼)을 보라 가득 따라 그대에게 축수하니 그대 마시겠는가 밝은 달이 나를 위해 금 술동이를 비춘다

협주 3

履之。登州人也。

이지는 등주(登州) 사람이다.

君父有名。

그의 아버지가 이름이 있었다.

時東皐子在座。

그때 동고자가 자리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