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전집 권5

취하여 김원 군에게 주다醉贈金君瑗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2 · 한자 196자 · 낭독 1.9분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5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金君生富貴。襟韻蕭洒。工書能詩。少年得志。頗極豪華。偶以事長流嶺南。幾二十年矣。今有赦召還京輦。予始見於內侍柳君家。金君欣然如舊相識。予酒酣。走筆贈之。

김군은 부귀한 집에 났으나 마음가짐이 시원스럽고 글씨를 잘 쓰고 시에 능하였다. 젊어서 뜻을 얻어 자못 호화를 다하였는데, 우연히 일에 걸려 영남으로 멀리 귀양 간 지 거의 스무 해였다. 이제 사면이 있어 서울로 불려 돌아왔다. 나는 내시(內侍) 유군의 집에서 처음 보았는데 김군이 옛 아는 사이처럼 기뻐하였다. 나는 술이 무르익어 붓을 달려 이 시를 준다.

협주 1

幷序

서문을 아울렀다.

鷄林先生謫仙人。羅綺叢中富貴身。蓬萊殿上醉脫靴。誤將飛燕譬太眞。一朝謫向江南天。醉臥煙花二十春。玉籠那致九包鳳。金鎖難馴五色麟。快揮張旭筆。狂着陶潛巾。煕煕太平日。自號陶唐民。金雞放赦向京洛。京洛多風塵。又欲掉臂涉千里。相逢拊手空揮淚。見君飄然雲外心。一餉功名眞弊屣。行矣善保千金軀。南北東西亦是一天地。

계림 선생은 귀양 온 신선이라 비단 무리 속의 부귀한 몸이었다 봉래전 위에서 취해 신을 벗기고 잘못 조비연(趙飛燕)을 양태진(楊太眞)에 견주었다 하루아침에 강남 하늘로 귀양 가 안개 낀 꽃 속에 취해 누운 지 스무 봄이다 옥 조롱에 어찌 아홉 겹 봉황을 들이며 금 사슬로 다섯 빛 기린을 길들이기 어렵다 장욱(張旭)의 붓을 시원스레 휘두르고 도잠(陶潛)의 두건을 미친 듯 쓴다 화락한 태평의 날에 스스로 도당(陶唐)의 백성이라 부른다 금 닭으로 사면하여 서울로 향하나 서울에는 바람과 티끌이 많다 또 팔을 저으며 천 리를 건너려 하니 만나서는 손뼉을 치며 부질없이 눈물을 뿌린다 그대의 표연히 구름 밖에 있는 마음을 보니 한 끼니 같은 공명은 참으로 해진 신이다 가거라, 천금 같은 몸을 잘 보전하라 남북동서가 또한 한 하늘과 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