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하여 김원 군에게 주다醉贈金君瑗
金君生富貴。襟韻蕭洒。工書能詩。少年得志。頗極豪華。偶以事長流嶺南。幾二十年矣。今有赦召還京輦。予始見於內侍柳君家。金君欣然如舊相識。予酒酣。走筆贈之。
김군은 부귀한 집에 났으나 마음가짐이 시원스럽고 글씨를 잘 쓰고 시에 능하였다. 젊어서 뜻을 얻어 자못 호화를 다하였는데, 우연히 일에 걸려 영남으로 멀리 귀양 간 지 거의 스무 해였다. 이제 사면이 있어 서울로 불려 돌아왔다. 나는 내시(內侍) 유군의 집에서 처음 보았는데 김군이 옛 아는 사이처럼 기뻐하였다. 나는 술이 무르익어 붓을 달려 이 시를 준다.
협주 1
幷序
서문을 아울렀다.
鷄林先生謫仙人。羅綺叢中富貴身。蓬萊殿上醉脫靴。誤將飛燕譬太眞。一朝謫向江南天。醉臥煙花二十春。玉籠那致九包鳳。金鎖難馴五色麟。快揮張旭筆。狂着陶潛巾。煕煕太平日。自號陶唐民。金雞放赦向京洛。京洛多風塵。又欲掉臂涉千里。相逢拊手空揮淚。見君飄然雲外心。一餉功名眞弊屣。行矣善保千金軀。南北東西亦是一天地。
계림 선생은 귀양 온 신선이라 비단 무리 속의 부귀한 몸이었다 봉래전 위에서 취해 신을 벗기고 잘못 조비연(趙飛燕)을 양태진(楊太眞)에 견주었다 하루아침에 강남 하늘로 귀양 가 안개 낀 꽃 속에 취해 누운 지 스무 봄이다 옥 조롱에 어찌 아홉 겹 봉황을 들이며 금 사슬로 다섯 빛 기린을 길들이기 어렵다 장욱(張旭)의 붓을 시원스레 휘두르고 도잠(陶潛)의 두건을 미친 듯 쓴다 화락한 태평의 날에 스스로 도당(陶唐)의 백성이라 부른다 금 닭으로 사면하여 서울로 향하나 서울에는 바람과 티끌이 많다 또 팔을 저으며 천 리를 건너려 하니 만나서는 손뼉을 치며 부질없이 눈물을 뿌린다 그대의 표연히 구름 밖에 있는 마음을 보니 한 끼니 같은 공명은 참으로 해진 신이다 가거라, 천금 같은 몸을 잘 보전하라 남북동서가 또한 한 하늘과 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