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전집 권6

시후관에서 쉬다憩施厚館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1 · 한자 80자 · 낭독 0.8분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6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舊有文園病。盛夏復遠遊。試嘗一甌茗。氷雪入我喉。松軒復暫息。已覺渾身秋。童僕殊未解。怪我久夷猶。我性本曠坦。所至任意留。得坎卽可止。乘流卽可浮。此留有何惡。彼去有何求。大哉乾坤內。吾生得休休。

예부터 문원(文園)의 병이 있는데 한여름에 또 멀리 나간다 시험 삼아 차 한 사발을 맛보니 얼음과 눈이 목구멍에 든다 솔 마루에서 다시 잠시 쉬니 이미 온몸이 가을임을 깨닫는다 아이 종은 도무지 알지 못하고 내가 오래 머뭇거림을 괴이하게 여긴다 내 성품은 본디 넓고 평탄해 이르는 곳마다 뜻대로 머문다 구덩이를 만나면 곧 그칠 만하고 흐름을 타면 곧 뜰 만하다 여기 머문들 무엇이 나쁘며 저기 간들 무엇을 구하랴 크구나, 하늘과 땅 안에서 내 삶이 넉넉히 쉬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