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전집 권6

팔월 초이레 새벽에 용담사를 떠나 이튿날 용포에 배를 띄우고 낙동강을 지나 견탄에 대다 — 용원사 스님을 배 위로 맞아 이야기하고 두 수를 쓰다八月七日黎明。發龍潭寺。明日泛舟龍浦。過洛東江泊犬灘。時夜深月明。迅湍激石。靑山蘸波。水極淸澈。跳魚走蠏。俯可數也。倚船長嘯。肌髮淸快。洒然有蓬瀛之想。不覺沈痾頓釋。江上有龍源寺。寺僧聞之。出迎於江上。固請入寺。予辭之。邀僧至船上。相對略話。因題二首。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2 · 한자 96자 · 낭독 1분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6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水氣凄凉襲短衫。淸江一帶碧於藍。柳餘陶令門前五。山勝禺强海上三。天水相連迷俯仰。雲烟始卷占東南。孤舟暫繫平沙岸。時有胡僧出小庵。

물기운이 서늘해 짧은 적삼에 스미고 맑은 강 한 줄기가 쪽빛보다 푸르다 버들은 도령(陶令)의 문 앞 다섯 그루가 남았고 산은 우강(禺强)의 바다 위 세 산보다 낫다 하늘과 물이 서로 이어져 굽어보고 우러름이 헷갈리고 구름과 안개가 비로소 걷혀 동남을 차지한다 외로운 배를 잠시 평평한 모래 언덕에 매니 때마침 어떤 중이 작은 암자에서 나온다

淸曉泛龍浦。黃昏泊犬灘。黠雲欺落日。狠石捍狂瀾。水國秋先冷。船亭夜更寒。江山眞勝畫。莫作畫屛看。

맑은 새벽 용포에 배를 띄우고 황혼에 견탄에 댄다 약은 구름이 지는 해를 속이고 사나운 돌이 미친 물결을 막는다 물나라는 가을이 먼저 차고 배 정자는 밤에 더욱 춥다 강산이 참으로 그림보다 나으니 그림 병풍으로 보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