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전집 권7

붓을 달려 희 선사가 쌀을 보내 준 것에 사례하다走筆謝希禪師惠米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1 · 한자 70자 · 낭독 0.8분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7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嗟我落寒貧。渾家皆食粥。亮非飡霞人。何由得辟穀。仁哉法師心。憐我無寸祿。惠然送白粲。粒粒眞輭玉。何煩顔公帖。已貸監河粟。扊扅方暮炊。寒廚煙始綠。猶堪咲三閭。冷淡湌秋菊。

아, 나는 몹시 가난해 떨어져 온 집안이 다 죽을 먹는다 참으로 노을을 먹는 사람이 아니니 무슨 수로 곡식을 끊으랴 어질구나, 법사의 마음이여 내가 한 치 녹도 없음을 가엾이 여겨 선뜻 흰 쌀을 보내 주니 낟알마다 참으로 부드러운 옥이다 어찌 안공(顔公)의 편지를 번거롭게 하랴 이미 감하(監河)의 곡식을 꾸었다 문빗장을 저녁에 바야흐로 때니 찬 부엌에 연기가 비로소 푸르다 그래도 삼려대부(三閭大夫)를 웃을 만하다 냉담하게 가을 국화를 먹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