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전집 권7

시월 초이틀, 지난 놀이를 생각하다十月二日。憶舊遊。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1 · 한자 222자 · 낭독 2.3분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7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去歲秋九月。南來寓吾邦。遶村皆禿嶺。帶縣唯淸江。朝遊林下寺。問道雪眉厖。暮還寄旅舍。擁葛對靑釭。淸坐愁不寐。風雪打紙窓。平明別姊氏。跨我鐵色駹。出門月未落。遠寺鍾初撞。崎嶇路高下。馬足蹶石矼。殷勤二三子。出餞皆舁缸。臨歧一揮手。淸淚落雙雙。曉行䕺薄中。畏虎橫短鏦。身穿岫齾齾。足亂溪淙淙。閒關到京洛。日月會龍□〔⿰犭⿱宀尨〕。兒女喜我至。問訊何悾悾。至今淸夜夢。萬里凌崆㟅。何時乘使車。四牡嚴麾幢。吏民改舊觀。畫鼓千指摐。此言亦戱耳。褊心良未降。功名如鼎重。萬夫力爭扛。吾儕已斂退。無復隨群哤。如收簸揚旆。髡然束空杠。拂衣便長往。願學峴山龐。

지난해 가을 구월에 남으로 와서 내 고장에 붙어 살았다 마을을 두른 것은 다 벗어진 고개요 고을을 띠고 있는 것은 오직 맑은 강이다 아침에는 숲 아래 절에 노닐며 눈썹 흰 늙은 중에게 도를 묻고 저물면 돌아와 여관에 부쳐 칡옷을 두르고 푸른 등잔을 마주하였다 맑게 앉아 시름겨워 잠 못 드는데 바람과 눈이 종이창을 때렸다 날이 밝아 누이와 헤어져 내 쇠빛 말에 올랐다 문을 나서니 달이 아직 지지 않았고 먼 절에서 종이 처음 울렸다 험한 길이 높았다 낮았다 하여 말발굽이 돌다리에서 넘어졌다 은근하다, 두어 사람이 나와 전송하며 다들 술동이를 메었다 갈림길에서 한 번 손을 저으니 맑은 눈물이 두 줄기로 떨어졌다 새벽에 덤불 속을 가며 범이 두려워 짧은 창을 비껴들었다 몸은 뾰족뾰족한 멧부리를 뚫고 발은 졸졸거리는 시내에 어지러웠다 험한 길을 지나 서울에 이르니 해와 달이 용의 굴에 모였다 아이와 계집이 내가 온 것을 기뻐하며 어찌 그리 서툴게 안부를 묻는가 지금도 맑은 밤 꿈에 만 리 높은 하늘을 넘는다 어느 때 사신 수레를 타고 네 마리 말에 깃발을 엄히 세우랴 아전과 백성이 옛 보던 눈을 고치고 그림 북을 천 손가락이 두드리리라 이 말도 또한 장난일 뿐이니 좁은 마음이 참으로 굽히지 않는다 공명은 솥처럼 무거워 만 사람이 힘써 다투어 든다 나는 이미 거두어 물러났으니 다시는 뭇 지껄임을 따르지 않는다 키질하여 날린 뒤 깃발을 거두면 민둥하게 빈 장대만 묶인 것 같다 옷을 떨치고 곧 멀리 가서 현산(峴山)의 방덕공(龐德公)을 배우고자 한다

협주 2

自尙州來寓吾鄕。

상주에서 와서 내 고향에 붙어 살았다.

前年寓鄕邑。邑宰頗輕。故云。

그 전해에 고향 고을에 붙어 살았는데 고을 원이 자못 가벼이 여겼으므로 이렇게 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