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생의 아이를 슬퍼하고 아울러 꿈속의 일을 적다悼朴生兒。兼書夢中事。
林先輩椿卽世幾踰二紀。戊午六月二十五日夢。予友朴還古來告云。林先生死。墓銘非子焉託。因出木槧三寸許。請其辭。予若嫌其狹。朴曰。得子辭。雖一字足矣。遂誌之曰。林某字耆之。性孤峭。頗以才自員。累擧春場不捷。某月日卒于家。銘曰。未施才。命哉。傍有僧硏朱書之。及窹。甚怪之曰。林死久。朴纔乞誌。是何祥乎。明日。朴生來。予具說夢中事。朴禪指良久曰。奇是夢也。昨失吾兒。瘞于林椿塚側。今欲請子一詩爲哭。故來謁。豈此徵耶。予奇其夢。感其事。作此詩以哭之。
임춘(林椿) 선배가 세상을 떠난 지 스물네 해가 거의 넘었다. 무오년 유월 스무닷새 꿈에 내 벗 박환고가 와서 알리기를 「임 선생이 죽었으니 묘지명을 그대가 아니면 누구에게 부탁하겠는가」 하고, 이어 세 치쯤 되는 나무판을 꺼내 그 글을 청하였다. 내가 좁은 것을 꺼리는 듯하니 박이 말하기를 「그대의 글을 얻으면 한 글자라도 넉넉하다」 하였다. 마침내 적기를 「임 아무개는 자가 기지(耆之)다. 성품이 외롭고 가팔랐으며 자못 재주로 스스로를 여겼다. 여러 번 봄 과거에 나갔으나 붙지 못하였고, 어느 달 어느 날 집에서 죽었다. 명(銘)에 이르노니, 재주를 펴지 못하였으니 명(命)이로다」 하였다. 곁에 어떤 중이 주사를 갈아 그것을 썼다. 깨어나 몹시 괴이하게 여겨 「임군이 죽은 지 오랜데 박이 이제야 묘지를 청하니 이 무슨 조짐인가」 하였다. 이튿날 박생이 오기에 내가 꿈속의 일을 다 말하니, 박이 한참 손가락을 짚어 헤아리다가 말하기를 「기이하다, 이 꿈이여. 어제 내 아이를 잃어 임춘의 무덤 곁에 묻었다. 이제 그대에게 시 한 수를 청해 곡하려고 왔는데 어찌 이 조짐이 아니겠는가」 하였다. 나는 그 꿈을 기이하게 여기고 그 일에 느껴 이 시를 지어 곡한다.
협주 1
幷序
서문을 아울렀다.
夢豈自無徵。事或先有讖。憶昨夜方午。睡熟邯鄲枕。君來乞人銘。及窹良恠甚。子來告兒亡。淚暈餘老臉。因思夢中事。莫是精神感。君兒方六齡。眉目得君範。何物奪之去。無奈鬼橫僣。預玄童烏亡。無槨孔鯉殮。壽殤皆關天。子幸勿爲念。細君苟無恙。立竹眞可厭。葬隣林君墩。雖夭未爲慊。
꿈이 어찌 절로 조짐이 없으랴 일에는 더러 먼저 참언이 있다 생각하니 어젯밤 한밤중에 한단(邯鄲)의 베개에 깊이 잠들었다 그대가 와서 남의 묘명을 청하기에 깨어나 참으로 몹시 괴이하였다 그대가 와서 아이가 죽었다 알리니 눈물 자국이 늙은 뺨에 남았다 이에 꿈속의 일을 생각하니 정신이 통한 것이 아니겠는가 그대 아이가 이제 여섯 살에 눈썹과 눈이 그대의 본을 얻었다 무엇이 빼앗아 갔는가 귀신이 함부로 참람함을 어이하랴 양웅의 아들 동오(童烏)가 죽었고 공리(孔鯉)는 덧널 없이 염하였다 오래 살고 일찍 죽음이 다 하늘에 매였으니 그대는 부디 마음에 두지 마라 아내가 진실로 탈이 없다면 대나무 서듯 아이 늘어섬이 참으로 물릴 만하리라 임군의 무덤 곁에 묻었으니 비록 일찍 죽었어도 서운할 것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