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 스님의 옛 피리에 쓰다題通師古笛
普光堂頭通師蓄古笛甚奇。自言得之於功德山白蓮社承座上。使人吹之。淸越可愛。功德山。是元曉,義相二公所棲之地也。義相所遺笠子。至今尙存。然則此笛亦焉知非當時之遺物歟。師請詩爲賦之。
보광사 당두 통 스님이 매우 기이한 옛 피리를 간직하고 있는데, 스스로 이르기를 공덕산 백련사의 승좌(承座)에서 얻었다 한다. 사람을 시켜 불게 하니 맑고 높아 사랑스러웠다. 공덕산은 원효와 의상 두 분이 깃들던 땅이다. 의상이 남긴 삿갓이 지금도 남아 있다. 그렇다면 이 피리도 그때의 남긴 물건이 아닌 줄 어찌 알겠는가. 스님이 시를 청하기에 지어 준다.
협주 1
幷序
서문을 아울렀다.
靑山揷天玉一朶。曉相二公曾燕坐。當時說法動人天。應有仙樂飄空下。笙簫忽散返玉樓。偶遺寶笛誤不收。千年鬼護秘扃鑰。神物自隱人難搜。吾師眼聖獨見之。信手摩挲心自奇。靈珍本爲異人出。古器那宜今世知。外費天巧非人鐫。中含龍吟豈俗傳。曺植謾誇雲夢竹。蔡邕空識柯亭椽。據床三弄淸裂石。長風挽落猶滴滴。一聲若作師子吼。堪笑禪家無孔笛。
푸른 산이 하늘을 찔러 옥 한 떨기인데 원효와 의상 두 분이 일찍이 편히 앉았다 그때 법을 말해 사람과 하늘을 움직였으니 응당 신선의 풍류가 허공에 나부껴 내렸으리라 생황과 퉁소가 문득 흩어져 옥 다락으로 돌아가며 우연히 보배 피리를 잘못 두고 거두지 못하였다 천 년을 귀신이 지켜 빗장과 자물쇠로 감추었으니 신령한 물건이 스스로 숨어 사람이 찾기 어려웠다 우리 스님은 눈이 거룩해 홀로 그것을 보고 손 가는 대로 어루만지며 마음에 절로 기이하게 여겼다 신령한 보배는 본디 남다른 사람을 위해 나오니 옛 그릇을 어찌 지금 세상이 알 것이랴 겉은 하늘의 솜씨를 들여 사람이 새긴 것이 아니요 속에는 용의 울음을 머금었으니 어찌 속되게 전하랴 조식(曺植)은 부질없이 운몽(雲夢)의 대를 자랑하였고 채옹(蔡邕)은 부질없이 가정(柯亭)의 서까래를 알아보았다 걸상에 기대어 세 가락을 부니 맑음이 돌을 가르고 긴 바람이 끌어내려도 오히려 방울진다 한 소리가 만일 사자의 울음이 된다면 선가의 구멍 없는 피리를 비웃을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