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전집 권8

통 스님의 옛 피리에 쓰다題通師古笛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2 · 한자 218자 · 낭독 2.2분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8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普光堂頭通師蓄古笛甚奇。自言得之於功德山白蓮社承座上。使人吹之。淸越可愛。功德山。是元曉,義相二公所棲之地也。義相所遺笠子。至今尙存。然則此笛亦焉知非當時之遺物歟。師請詩爲賦之。

보광사 당두 통 스님이 매우 기이한 옛 피리를 간직하고 있는데, 스스로 이르기를 공덕산 백련사의 승좌(承座)에서 얻었다 한다. 사람을 시켜 불게 하니 맑고 높아 사랑스러웠다. 공덕산은 원효와 의상 두 분이 깃들던 땅이다. 의상이 남긴 삿갓이 지금도 남아 있다. 그렇다면 이 피리도 그때의 남긴 물건이 아닌 줄 어찌 알겠는가. 스님이 시를 청하기에 지어 준다.

협주 1

幷序

서문을 아울렀다.

靑山揷天玉一朶。曉相二公曾燕坐。當時說法動人天。應有仙樂飄空下。笙簫忽散返玉樓。偶遺寶笛誤不收。千年鬼護秘扃鑰。神物自隱人難搜。吾師眼聖獨見之。信手摩挲心自奇。靈珍本爲異人出。古器那宜今世知。外費天巧非人鐫。中含龍吟豈俗傳。曺植謾誇雲夢竹。蔡邕空識柯亭椽。據床三弄淸裂石。長風挽落猶滴滴。一聲若作師子吼。堪笑禪家無孔笛。

푸른 산이 하늘을 찔러 옥 한 떨기인데 원효와 의상 두 분이 일찍이 편히 앉았다 그때 법을 말해 사람과 하늘을 움직였으니 응당 신선의 풍류가 허공에 나부껴 내렸으리라 생황과 퉁소가 문득 흩어져 옥 다락으로 돌아가며 우연히 보배 피리를 잘못 두고 거두지 못하였다 천 년을 귀신이 지켜 빗장과 자물쇠로 감추었으니 신령한 물건이 스스로 숨어 사람이 찾기 어려웠다 우리 스님은 눈이 거룩해 홀로 그것을 보고 손 가는 대로 어루만지며 마음에 절로 기이하게 여겼다 신령한 보배는 본디 남다른 사람을 위해 나오니 옛 그릇을 어찌 지금 세상이 알 것이랴 겉은 하늘의 솜씨를 들여 사람이 새긴 것이 아니요 속에는 용의 울음을 머금었으니 어찌 속되게 전하랴 조식(曺植)은 부질없이 운몽(雲夢)의 대를 자랑하였고 채옹(蔡邕)은 부질없이 가정(柯亭)의 서까래를 알아보았다 걸상에 기대어 세 가락을 부니 맑음이 돌을 가르고 긴 바람이 끌어내려도 오히려 방울진다 한 소리가 만일 사자의 울음이 된다면 선가의 구멍 없는 피리를 비웃을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