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 스님이 붙어 사는 숭교사 방장에서 마시다 — 열 몇 사람이 모여 거문고와 비파가 어우러지고 광대놀이가 함께 오르기에, 앉은 손들에게 운을 부르게 하고 붓을 달리다飮通師所寓崇敎寺方丈。會者十餘人。及酒酣。琴瑟交作。倡戱幷呈。予舊習津湧。使坐客唱韻走筆。一人例唱四韻。兼自押傍韻。
斗城南角蒼巖根。金龍鐵鳳飛凌雲。初來落日半西軒。叫鶴呼鵶空自聞。主人接遇一何勤。匡山遠老引陶君。笑談足使水叟溫。十月天氣爲春醺。地爐試近榾柮火。駱駞高坐空閑話。醉中風味莫如我。坐客啁啾知者寡。我言人生若電過。富貴榮華花易謝。少年一去又可奈。要須酩酊飛羽斝。君看七貴與五侯。數窮未免九原遊。假令去者或更留。萬歲千年如一秋。古今人事秋雲浮。白日西沒水東流。人間迫束南冠囚。飛鳥在籠魚在鉤。我言未終客起舞。有如風前摧玉樹。直把朱絃信手撫。細聲切切如私語。多生緣重各相遇。又恐明朝散如雨。東方曼倩今已逝。淳于先生又何處。二君繼出伎倆多。相將握手來僧家。吾師大度如江河。許容爾輩同其波。我今賦命恨蹉跎。借汝戱謔聊酣歌。平生歡笑莫此過。東方欲曙奈樂何。
두성(斗城) 남쪽 모퉁이 푸른 바위 밑에 금 용과 쇠 봉황이 날아 구름을 넘는다 처음 왔을 때 지는 해가 서쪽 마루에 반쯤 걸렸고 우는 학과 부르는 까마귀가 부질없이 절로 들렸다 주인의 대접이 어찌 그리 은근한가 광산(匡山)의 혜원 노스님이 도잠을 이끄는 듯하다 웃고 이야기함이 넉넉히 물 늙은이를 따뜻하게 하니 시월 날씨가 봄 취기가 된다 화로에 등걸불을 가까이해 보고 낙타처럼 높이 앉아 부질없이 한가한 말을 한다 취한 가운데 풍미는 나만 한 이가 없는데 앉은 손이 지껄여도 아는 이가 적다 내가 말하기를, 사람의 삶이 번개가 지나는 듯하고 부귀와 영화는 꽃처럼 쉬 진다 젊음이 한 번 가면 또 어이하랴 모름지기 곤드레만드레 깃 달린 잔을 날려야 한다 그대 보라, 일곱 귀인과 다섯 제후도 운수가 다하면 구원(九原)의 놀이를 면하지 못하였다 설령 간 이가 혹 다시 머문다 해도 만세 천년이 한 가을과 같다 예와 이제의 사람 일이 가을 구름처럼 뜨고 흰 해는 서쪽에 지고 물은 동쪽으로 흐른다 인간 세상은 다그쳐 얽매인 남관(南冠)의 죄수요 나는 새는 조롱에 있고 물고기는 낚시에 걸렸다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손이 일어나 춤추니 바람 앞에 옥 나무가 꺾이는 듯하다 곧바로 붉은 줄을 잡고 손 가는 대로 어루만지니 가는 소리가 애절해 속삭이는 듯하다 여러 생의 인연이 무거워 저마다 서로 만났으나 또 두렵다, 내일 아침 비처럼 흩어질까 동방만천(東方曼倩)은 이제 이미 갔고 순우 선생은 또 어디 있는가 두 사람이 이어 나와 재간이 많으니 서로 손을 잡고 중의 집에 왔다 우리 스님은 도량이 강과 바다 같아 너희 무리가 그 물결에 함께함을 받아 준다 나는 이제 타고난 명이 어긋남을 한하니 너희 놀이를 빌려 애오라지 흥겹게 노래한다 평생의 기쁘고 웃는 일이 이보다 나은 것이 없는데 동쪽이 밝으려 하니 이 즐거움을 어이하랴
협주 1
時有御前大倡優二人。與師隨喜成大藏。故來赴。
그때 어전의 큰 광대 둘이 있었는데 스님과 함께 대장경 이루는 일을 기뻐하며 도왔으므로 와서 참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