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 열이레, 김철 선달을 찾아 백낙천의 시운으로 짓다六月十七日。訪金先達轍。用白公詩韻賦之。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8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羨君猶少年。蕭洒臨風樹。嗟我漸素秋。衰髮稀可數。相逢笑彈指。二紀眞電露。昔年交遊輩。雲散各何處。唯殘二人在。顔色坐成故。共遊京洛中。風塵化衣素。三旬密雨天。萬木蒼烟暮。此時訪君來。何忍辭君去。借君醉鄕留。忘我儒冠誤。愼莫談世緣。俱是孟門路。
부럽다, 그대는 아직 젊어 바람에 임한 나무처럼 시원하다 아, 나는 점점 흰 가을이 되어 쇠한 머리털이 성겨 셀 만하다 서로 만나 웃으며 손가락을 튕기니 스물네 해가 참으로 번개와 이슬이다 옛날 사귀어 놀던 무리가 구름처럼 흩어져 저마다 어디 있는가 오직 두 사람만 남아 있어 얼굴빛이 앉은 채 늙어 버렸다 함께 서울 안에서 놀다 바람과 티끌이 흰 옷을 물들였다 서른 날 촘촘한 비 오는 하늘에 만 그루 나무가 푸른 안개에 저문다 이때 그대를 찾아왔으니 어찌 차마 그대를 하직하고 가랴 그대의 취한 고장을 빌려 머물러 내 선비 갓이 그르쳤음을 잊는다 삼가 세상 인연을 말하지 마라 다 맹문(孟門)의 험한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