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전집 권8

김군이 마시던 푸른 사기 잔을 읊어 달라 청하기에 백낙천의 시운으로 함께 짓다金君乞賦所飮綠甆盃。用白公詩韻同賦。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1 · 한자 110자 · 낭독 1.1분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8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落木童南山。放火烟蔽日。陶出綠甆盃。揀選十取一。瑩然碧玉光。幾被靑煤沒。玲瓏肖水精。堅硬敵山骨。迺知埏埴功。似借天工術。微微點花紋。妙逼丹靑筆。鏗然入我手。快若羽觴疾。不羨杼公銀。羽化一朝失。淸宜蓄詩家。巧或如尤物。主人有美酒。爲爾頻呼出。莫辭三四巡。使我醉兀兀。

나무를 베어 남산이 민둥해지고 불을 놓으니 연기가 해를 가린다 구워 내니 푸른 사기 잔이라 가려 뽑아 열에 하나를 취한다 맑게 푸른 옥 빛이니 몇 번이나 푸른 그을음에 묻혔던가 영롱하기가 수정을 닮았고 굳기가 산의 뼈와 맞선다 이에 알겠다, 흙 이겨 빚는 공이 하늘의 솜씨를 빌린 듯함을 가늘게 꽃무늬를 점 찍으니 묘하기가 단청 붓에 다가간다 쟁그랑 내 손에 들어오니 시원하기가 깃 잔이 빠른 듯하다 저공(杼公)의 은잔을 부러워하지 않으니 날개 돋아 하루아침에 잃었다 맑아 시인의 집에 간직함이 마땅하니 교묘하기가 더러 뛰어난 물건 같다 주인에게 좋은 술이 있어 너를 위해 자주 불러낸다 서너 순배를 사양하지 마라 나를 흠뻑 취하게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