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수좌가 임 공부에게 부친 시에 차운하다次韻聆首座寄林工部
予昨詣方丈。師偶言曰。禮山香川寺。是吾之舊居也。爲賊兵所歷。頽沒已久。故人林工部巡按此郡。俾郡宰陳君具材營葺。予以詩謝之。子亦可賡和耶。因出其詩示之。卽和成一首奉呈。
내가 어제 방장에 나아가니 스님이 우연히 말하기를 「예산의 향천사(香川寺)는 내가 옛날 살던 곳이다. 도둑 군사가 지나가 무너진 지 이미 오랜데, 옛 벗 임 공부(工部)가 이 고을을 돌아보다가 고을 원 진군에게 재목을 갖추어 이엉을 이게 하였다. 내가 시로 사례하였는데 그대도 이어 화답하겠는가」 하고, 이어 그 시를 꺼내 보였다. 곧 화답해 한 수를 이루어 받들어 올린다.
협주 1
幷序
서문을 아울렀다.
吾師釋中老。於世眞爲洲。周回在巨海。高顯無狂流。自從得際斷。萬事徒悠悠。孤高靑霞想。躙躒支許儔。天子爲邀致。一別煙林幽。流水戀舊浦。白雲思古丘。雖蒙賜袍寵。身若生瘡疣。又猒人世隘。譬如踈屬囚。愛山似麋鹿。捉月非獼猴。香川是舊居。雲水好在不。悵望數間屋。摧頽半巖頭。自言旦暮去。無厚山之羞。夢先身獨往。萬里隨輕颷。不是不勇歸。閱世故應留。幽徑久蕪沒。來訪無羊求。廢井桐圭滿。荒階苔錦稠。或恐樵蘇輩。刈松落蒼虬。又惜林下泉。盡屬野民喉。經室鞠爲囿。旅草生油油。溪茖人不採。阻入紫花甌。問師何苦戀。未展雪眉脩。比之鳥棲處。此若由籠抽。比之魚遊處。此可免含鉤。薄雲鋪魯縞。恠石列荊璆。何以充㸑薪。枯楠大蔽牛。至今猶在耳。嘷鶴與鳴鳩。塵侵墨蜂髮。最是師心憂。每欲起殿宇。碭基删縹瑈。臨水亞綠戶。架巖聳丹樓。中成佛龕室。彩棟蛟龍鎪。耽耽極壯麗。兜率牛頭侔。此意久未就。林泉爲之愁。林公古丈夫。智秘龜六眸。公餘遊古寺。萬景赴冥搜。咄嗟搆飛閤。翔翮得自由。想像殿壁間。天人列弓矛。自昔浮屠者。成物由邦侯。吾聞頭陁寺。楚都信爲樞。室就孔江夏。堂成蔡郢州。是助宗法師。結構留千秋。層軒丹刻煥。深殿睟容柔。又聞章留後。偶向廢寺遊。世尊亦塵埃。古殿空颼飀。寺僧遇使君。告訴不自休。章公顧兵徒。棟宇俾營修。書傳名煥煥。千載尙欝攸。此輩復不見。此事復誰收。唯師與林公。名與古人優。我亦不檢束。牽戀無五楸。誓將陪甁錫。同爲香火謀。
우리 스님은 중 가운데 어른이라 세상에 참으로 섬이 된다 큰 바다에 둘려 있으면서 높이 드러나 미친 물결이 없다 앞뒤의 끝이 끊어짐을 얻은 뒤로 온갖 일이 한갓 아득하다 외롭고 높은 푸른 노을의 생각으로 지둔과 허순의 무리를 짓밟는다 천자가 맞아들이니 한 번 안개 낀 그윽한 숲을 떠났다 흐르는 물은 옛 개를 그리고 흰 구름은 옛 언덕을 생각한다 비록 가사 내리신 총애를 입었으나 몸이 부스럼이 난 듯하다 또 인간 세상의 좁음이 싫어 비유하면 성긴 겨레의 죄수 같다 산을 사랑함이 고라니와 사슴 같고 달을 잡음은 원숭이가 아니다 향천사는 옛 살던 곳인데 구름과 물은 잘 있는가 서글피 두어 칸 집을 바라보니 무너져 바위 머리에 반쯤 남았다 스스로 이르기를 아침저녁으로 가서 산에 부끄러움을 두텁게 하지 않겠다 한다 꿈이 몸보다 먼저 홀로 가서 만 리를 가벼운 회오리를 따른다 용감히 돌아가지 않으려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겪느라 그래서 머무는 것이다 그윽한 길이 오래 거칠어 묻혔으니 찾아오는 양구(羊求) 같은 이가 없다 버려진 우물에 오동잎이 가득하고 거친 섬돌에 이끼 비단이 빽빽하다 혹 두렵다, 나무하고 풀 베는 무리가 솔을 베어 푸른 규룡을 떨어뜨릴까 또 아깝다, 숲 아래 샘이 다 들 백성의 목구멍에 속함이 경전 두던 방이 온통 동산이 되고 절로 난 풀이 무성히 자란다 시내의 산달래를 사람이 캐지 않아 붉은 꽃 사발에 들어가기가 막혔다 스님께 묻노니 어찌 그리 괴로이 그리워 눈처럼 흰 긴 눈썹을 펴지 못하는가 새가 깃든 곳에 견주면 이것은 조롱에서 빠져나온 것 같고 물고기가 노는 곳에 견주면 이것은 낚시 무는 것을 면할 만하다 엷은 구름이 노나라 흰 비단을 깔고 괴이한 돌이 형산의 옥처럼 벌였다 무엇으로 불 땔 섶을 채우랴 마른 녹나무가 커서 소를 가린다 지금도 오히려 귀에 있으니 우는 학과 우는 비둘기다 티끌이 검은 벌의 터럭을 침노하니 이것이 스님 마음의 가장 큰 근심이다 늘 전각을 일으키려 하여 터를 넓히고 무성한 것을 베어 낸다 물에 임해 푸른 문을 세우고 바위에 걸쳐 붉은 다락을 솟게 한다 가운데 부처 감실을 이루고 채색 기둥에 교룡을 아로새긴다 우람하게 장려함을 다하여 도솔천과 우두산에 맞먹는다 이 뜻을 오래 이루지 못하니 숲과 샘이 이 때문에 시름한다 임공은 옛 장부라 지혜가 여섯 눈 거북처럼 감추어졌다 공무의 겨를에 옛 절에 노닐며 만 가지 경치를 그윽이 찾는다 순식간에 나는 듯한 누각을 얽으니 나는 날개가 자유를 얻었다 상상하니 전각 벽 사이에 하늘 사람이 활과 창을 벌였으리라 예부터 절을 짓는 것은 사물을 이룸이 고을 원에게 말미암았다 내가 듣건대 두타사(頭陁寺)는 초나라 도읍의 참으로 요충이었다 방은 공강하(孔江夏)에게서 이루어지고 마루는 채영주(蔡郢州)에게서 이루어졌다 이는 종 법사(宗法師)를 도운 것이니 얽어 지은 것이 천추에 남았다 층진 마루에 붉은 새김이 빛나고 깊은 전각에 온화한 모습이 부드럽다 또 듣건대 장 유후(章留後)가 우연히 버려진 절에 노닐었는데 세존도 또한 티끌이요 옛 전각에 부질없이 바람만 불었다 절의 중이 사군을 만나 하소연하기를 스스로 그치지 않으니 장공이 군사 무리를 돌아보아 집을 지어 고치게 하였다 글로 전해 이름이 빛나 천 년에 아직 성하다 이런 사람들을 다시 보지 못하니 이런 일을 다시 누가 거두랴 오직 스님과 임공이 이름이 옛사람과 나란히 넉넉하다 나도 또한 검속하지 못해 그리움에 끌려도 다섯 그루 가래나무가 없다 맹세코 물병과 지팡이를 모시고 함께 향불의 꾀를 하리라
협주 4
大般若曰。善現白佛言。何菩薩與世間作洲渚。故發趣無上正等。佛言。比如巨海大小河中高顯可居。周回水斷。是名洲渚。如是善現色。前後際斷。乃至諸佛正等。由此前後際斷。一切法斷。
『대반야경(大般若經)』에 이르기를, 선현(善現)이 부처께 여쭈되 「어찌하여 보살이 세간을 위해 섬이 되어 위없는 바른 깨달음으로 나아갑니까」 하니, 부처가 이르기를 「비유하면 큰 바다나 크고 작은 강 가운데 높이 드러나 살 만하고 둘레가 물로 끊긴 것을 섬이라 한다. 이와 같이 선현아, 색(色)은 앞뒤의 끝이 끊겼고 나아가 모든 부처의 바른 깨달음도 그러하니, 이 앞뒤의 끝이 끊김으로 말미암아 온갖 법이 끊긴다」 하였다.
師雕造無量壽如來。送安是寺。故師詩。常憂野馬集。翳損靑蓮眸。
스님이 무량수여래를 조성해 이 절에 보내 모셨다. 그러므로 스님의 시에 「늘 아지랑이가 모여 푸른 연꽃 같은 눈동자를 가려 상할까 근심한다」 하였다.
頭陁寺碑云。層軒延豪。又云。丹刻翬飛。睟容已安。
「두타사비(頭陁寺碑)」에 「층진 마루가 호걸을 맞는다」 하였고, 또 「붉은 새김이 꿩이 나는 듯하고 온화한 모습이 이미 편안하다」 하였다.
杜甫同章留後遊山寺詩曰。雖有古殿存。世尊亦塵埃。使君騎紫馬。奉擁從西來。山僧衣藍縷。告訴棟架摧。公爲顧兵徒。咄嗟檀施開云云。
두보의 「장 유후와 함께 산사에 노닐다」 시에 「비록 옛 전각이 남아 있으나 세존도 또한 티끌이다. 사군이 붉은 말을 타고 받들려 서쪽에서 오니, 산승이 남루한 옷으로 기둥과 시렁이 무너졌다 하소연하였다. 공이 이를 위해 군사 무리를 돌아보아 순식간에 시주를 열었다」 운운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