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 상시가 두 마리 말 그림을 읊게 하다閔常侍令賦雙馬圖
鮫綃勻滑雪色平。粉墨丹鉛繪彩明。騧蒼二馬神且奇。一飛玉勒一牽行。君不見穆滿馭八駿。凌雲躡影一日直過萬里程。又不見伯樂未過虞坂時。驥服塩車兩耳垂。今看此二馬。同是虬與螭。一馬飛去可以朝燕暮秣越。夸父荷杖應難追。翠衫鞓帶紫髯翁。銀鞍赫赫黃金羈。跨塵奔逸電滅沒。王良造父徒爾爲。一馬局促自效轅下駒。俯首低徊莫縱馳。逐日霜蹄何處展。追風逸氣無由施。布袍童子牽且去。傍睞碧草行何遲。畫工畫此豈無謂。中有妙意人誰知。不唯賤畜乃尙爾。男兒窮達一如斯。用之騰躍九天衢。不用或自沈泥途。是亦逢時與否耳。若予者分甘伏櫪無長吁。下車剪拂會有人。時哉未來命矣夫。
교초(鮫綃)가 고르고 매끄러워 눈빛처럼 평평한데 분과 먹, 단사와 연분으로 그린 채색이 밝다 공골말과 푸른 말 두 마리가 신묘하고 또 기이하니 하나는 옥 굴레로 날고 하나는 끌려 간다 그대는 보지 못하였는가, 목왕(穆王)이 여덟 준마를 몰아 구름을 넘고 그림자를 밟아 하루에 곧장 만 리 길을 지난 것을 또 보지 못하였는가, 백락(伯樂)이 우판(虞坂)을 지나기 전에 천리마가 소금 수레를 끌며 두 귀를 늘어뜨린 것을 이제 이 두 말을 보니 다 같이 규룡이요 이무기다 한 말은 날아가 아침에 연나라, 저녁에 월나라에서 꼴을 먹일 만하니 과보(夸父)가 지팡이를 메고도 응당 좇기 어렵다 푸른 적삼에 가죽띠를 두른 붉은 수염 늙은이가 은 안장에 번쩍이는 황금 굴레를 씌웠다 티끌을 타고 달려 번개가 스러지듯 하니 왕량(王良)과 조보(造父)도 헛일일 뿐이다 한 말은 옹색하여 스스로 멍에 아래 망아지 노릇을 하며 머리를 숙이고 서성거려 마음껏 달리지 못한다 해를 좇던 서리 같은 발굽을 어디에 펴며 바람을 좇던 뛰어난 기운을 펼 길이 없다 베옷 입은 아이가 끌고 가니 곁눈으로 푸른 풀을 보며 가기가 어찌 그리 더딘가 화공이 이것을 그림에 어찌 뜻이 없으랴 그 안에 묘한 뜻이 있으나 누가 알랴 천한 짐승도 오히려 이러할 뿐 아니라 사내의 궁하고 통함도 한가지로 이와 같다 쓰이면 구천의 거리를 뛰어오르고 쓰이지 않으면 혹 스스로 진흙길에 잠긴다 이 또한 때를 만나고 못 만남일 뿐이다 나 같은 이는 분수에 맞게 구유에 엎드림을 달게 여겨 길게 탄식하지 않는다 수레에서 내려 다듬고 털어 줄 사람이 마침내 있으리라 때가 오지 않았으니 명이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