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에게 부치는 잡언自貽雜言
紫陌醉遊渾似夢。靑山歸計亦違心。誰敎俯首就銜勒。簿領堆高力不任。
붉은 거리에서 취해 놀던 일이 온통 꿈 같고 푸른 산으로 돌아갈 계획도 마음과 어긋난다 누가 머리를 숙여 재갈과 굴레에 나아가게 하였는가 장부가 높이 쌓여 힘으로 감당하지 못한다
협주 1
八首
여덟 수.
大守抱痾長在假。貳車多懶亦稀衙。唯同一箇栖栖椽。敲榜中間費歲華。
태수는 병을 안고 늘 휴가 중이요 부관은 게으름이 많아 또한 관아에 드물다 오직 한 사람 허둥대는 아전만이 함께하여 매질하는 사이에 세월을 허비한다
黑石川邊堪避暑。開元樓上可吟詩。只緣官事來侵軼。十日猶難倒一巵。
흑석천 가에서 더위를 피할 만하고 개원루 위에서 시를 읊을 만하다 다만 관청 일이 와서 침노하는 탓에 열흘에 한 잔 기울이기도 오히려 어렵다
理無善狀皆推去。政謝前賢孰借留。昨日今朝連罰妓。但言書記勿風流。
다스림에 좋은 자취가 없어 다 밀어 버리니 정사가 앞선 어진 이만 못하니 누가 붙들어 두랴 어제와 오늘 아침 잇달아 기생을 벌하니 다만 서기는 풍류하지 말라 이른다
紅旗如火馬如虬。獵得南山白額侯。莫道書生無膽氣。鋸牙刀齒落吾謀。
붉은 깃발이 불 같고 말이 규룡 같은데 사냥해 남산의 흰 이마 사또를 잡았다 서생이 담기가 없다 말하지 마라 톱니 같은 어금니 칼 같은 이빨이 내 꾀에 떨어졌다
협주 1
聞有南山大虎。頻出害人。予率軍擒之。
남산에 큰 범이 있어 자주 나와 사람을 해친다 듣고 내가 군사를 거느려 잡았다.
化邑由來貴淸淨。故看吾祖五千文。一篇讀了心虛寂。反欲休官入白雲。
고을을 교화함은 예부터 맑고 깨끗함을 귀히 여겼으니 그래서 내 조상의 오천 자 글을 본다 한 편을 읽고 나니 마음이 비고 고요해 도리어 벼슬을 그만두고 흰 구름에 들고 싶다
身非羅刹與閻王。日閱纍囚謾斷膓。笙笛慣聞猶或厭。況聽楚毒可無傷。
몸이 나찰이나 염라대왕이 아닌데 날마다 묶인 죄수를 살피며 부질없이 애를 끊는다 생황과 피리도 익히 들으면 오히려 물리는데 하물며 매질하는 소리를 듣고 상하지 않을 수 있으랴
道直無人不作讎。初心不意數旬留。今年又見秋强半。笑我翻成繞指柔。
도가 곧으면 원수가 되지 않는 사람이 없으니 처음 마음에는 몇 달 머물 줄 생각지 못하였다 올해 또 가을이 반이 넘는 것을 보니 우습다, 내가 도리어 손가락에 감기는 부드러움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