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전집 권9

또 부사의방장에 쓰다又題不思議方丈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2 · 한자 126자 · 낭독 1.1분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9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不思議房者。昔眞表律師寓居修眞。而慈氏地藏顯身授戒之所也。有木梯高可百尺。緣梯而下。乃得至於方丈。其下則皆不測之壑也。以鐵索引其屋。釘之於巖。俗傳海龍之所爲也。

부사의방(不思議房)은 옛날 진표 율사가 붙어 살며 참됨을 닦던 곳이요, 미륵과 지장이 몸을 나타내어 계를 준 곳이다. 나무 사다리가 있어 높이가 백 자쯤 되는데 사다리를 따라 내려가야 방장에 이를 수 있다. 그 아래는 다 헤아릴 수 없는 골짜기다. 쇠줄로 그 집을 끌어 바위에 못 박았는데, 세상에서는 바다 용이 한 것이라 전한다.

협주 1

幷序

서문을 아울렀다.

虹矗危梯脚底長。廻身直下萬尋强。至人已化今無跡。古屋雖扶尙不僵。丈六定從何處現。大千猶可箇中藏。完山吏隱忘機客。洗手來焚一瓣香。

무지개처럼 우뚝한 위태로운 사다리가 발밑에 길고 몸을 돌려 곧바로 만 길 남짓 내려간다 지극한 사람은 이미 가서 이제 자취가 없고 옛집은 붙들려 있어 아직 넘어지지 않았다 장륙(丈六)의 부처가 어디서 나타났던가 대천세계도 오히려 이 안에 감출 만하다 완산에서 아전으로 숨은, 기심(機心) 잊은 나그네가 손을 씻고 와서 한 조각 향을 사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