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전집 권9

붓을 달려 고 선생의 집이 다 된 것을 하례하고 아울러 염찰이 짓게 한 뜻을 적다走筆賀高先生宅成。兼敍廉察命搆之意。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1 · 한자 182자 · 낭독 1.9분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9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今世人情秋水薄。朝爲兄弟暮行人。窮相刎頸達卽棄。始末誰肯思情親。尹公獨是古君子。與君爲友如雷陳。公是一方星使貴。君爲窮谷巢居倫。人間榮悴雖異勢。心似金石無淄磷。念君窮如在轍鮒。憐君窘若失林麕。命開新宇咄嗟就。飛軒翼翼瓦鱗鱗。十月天寒雪盈尺。南窓負日暖於春。渾家歡笑有生意。祝公眉壽倒靈椿。父老鷰集賀成廈。槌羊撾皷動四隣。我本不欲盖人善。一聞此事淚沾巾。會待甕頭浮綠蟻。幅巾往作升堂賓。一篇長句書異事。異日當付修史臣。

요즘 세상 인정이 가을 물처럼 엷어 아침에 형제였다가 저녁에 남이 된다 궁하면 목을 벨 사이였다가 통하면 곧 버린다 처음부터 끝까지 누가 정든 사이를 생각하랴 윤공만은 홀로 옛 군자라 그대와 벗이 된 것이 뇌의(雷義)와 진중(陳重) 같다 공은 한 지방의 귀한 사신이요 그대는 궁한 골짜기에 둥지 틀고 사는 무리다 인간의 영화와 시듦이 비록 형세가 다르나 마음은 쇠와 돌 같아 검어지거나 닳지 않는다 그대의 궁함이 수레바퀴 자국의 붕어 같음을 생각하고 그대의 군색함이 숲 잃은 노루 같음을 가엾이 여겼다 새집을 열게 명하니 순식간에 이루어져 나는 듯한 마루가 날개 펴고 기와가 비늘 같다 시월 날이 차 눈이 한 자나 쌓였는데 남창에서 볕을 지니 봄보다 따뜻하다 온 집안이 기뻐 웃어 살 뜻이 있으니 공의 장수를 빌어 신령한 참죽나무를 거꾸러뜨린다 어르신들이 제비처럼 모여 큰 집 이룸을 하례하고 양을 잡고 북을 두드려 사방 이웃을 움직인다 나는 본디 남의 착함을 덮으려 하지 않으니 이 일을 한 번 듣고 눈물이 수건을 적셨다 마땅히 항아리 위에 푸른 개미가 뜨기를 기다려 복건을 쓰고 가서 마루에 오르는 손이 되리라 한 편 긴 구절로 남다른 일을 적으니 뒷날 마땅히 역사 짓는 신하에게 부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