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전집 권9

김회영을 놀리다戲金懷英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3 · 한자 99자 · 낭독 1분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9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懷英。予故人也。自京師來訪予。居數日而將行。吾固留之不可。因喚伴寢綠雲鬟。然後笑留之。予戱爲二絶贈之。

회영은 내 옛 벗이다. 서울에서 나를 찾아왔다가 며칠 머물고 떠나려 하기에 내가 굳이 붙들었으나 되지 않았다. 이에 잠자리를 짝할 푸른 구름 쪽 진 이를 불렀더니 그제야 웃으며 머물렀다. 내가 장난삼아 절구 두 수를 지어 준다.

留君無計別君難。故向靑樓喚綠鬟。異日長安一場笑。玉顔才笑解歸鞍。

그대를 붙들 계책이 없고 그대와 헤어지기는 어려워 짐짓 청루로 가서 푸른 쪽 진 이를 불렀다 뒷날 서울에서 한바탕 웃음거리가 되리라 고운 얼굴이 겨우 웃자 돌아갈 안장을 풀었다고

憐君情調笑君愚。留爲紅粧不爲吾。請問群花誰管領。主人未頷亦攀無。

그대의 정취를 어여삐 여기고 그대의 어리석음을 웃는다 머문 것은 붉은 단장 때문이지 나 때문이 아니다 묻노니 뭇 꽃을 누가 맡아 다스리는가 주인이 고개를 끄덕이지 않으면 잡을 수 있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