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절구의 운을 따르다又次絶句韻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10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林踈空自籟。雨細不成泥。墮羽爭巢雀。申吭叫屋雞。
숲이 성겨 부질없이 절로 울고 비가 가늘어 진흙이 되지 않는다 깃을 떨어뜨리며 둥지를 다투는 참새요 목을 늘여 우는 집 닭이다
협주 1
六首
여섯 수.
飯殘飢鳥喜。釀熟亂蜂多。小圃雨初過。香蔬添幾何。
밥이 남으니 주린 새가 기뻐하고 술이 익으니 어지러운 벌이 많다 작은 밭에 비가 막 지나가니 향기로운 나물이 얼마나 더 자랐는가
掃地林餘影。鋤園樹礙根。人閑如老衲。地僻似山村。
땅을 쓰니 숲에 그림자가 남고 동산을 매니 나무가 뿌리로 막는다 사람이 한가해 늙은 중 같고 땅이 외져 산골 마을 같다
曲塢花迷眼。深園草沒腰。霞殘餘綺散。雨急亂珠跳。
굽은 둑에 꽃이 눈을 헷갈리게 하고 깊은 동산에 풀이 허리를 묻는다 노을이 남아 비단이 흩어지고 비가 급해 어지러운 구슬이 튄다
閃閃風搖幔。微微日瀉簷。菌肥黃耳大。柳弱翠腰纖。
번쩍번쩍 바람이 휘장을 흔들고 어렴풋이 해가 처마에 쏟아진다 버섯이 살져 누런 귀가 크고 버들이 여려 푸른 허리가 가늘다
送老唯芳酒。驚人忽晚花。乞茶憑岳叟。看竹懶隣家。
늙음을 보내는 것은 오직 향기로운 술이요 사람을 놀라게 하는 것은 문득 늦게 핀 꽃이다 차를 빌리려 산 늙은이에게 기대고 대를 보러 이웃집에 가기가 게으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