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태의 두 대사와 함께 두목의 시를 읽고 시로 주다與天台兩大士。讀杜牧詩。以詩贈之。
晝臥一床上。紅日射虛幌。有僧來扣門。啄木敲鏗響。起揖携登堂。出語各淸亮。綠頂寒山高。碧瞳秋水爽。袖出紫微詩。欲與詰其疑。兹詩苦深峻。諒非吾輩知。譬如淸江色。淨淥同瑠璃。傍觀信可愛。入泳迷津涯。又如大廈中。墻壁輝髹彤。芝栖與雲楶。映日爭玲瓏。外可悅壯麗。內實眩西東。東西猶且眩。奧室焉能窮。又如霜夜寒。皎月掛氷盤。淸光如可攬。仰之不易攀。我性若狂醒。於學無所精。口吃語未穩。講詠多訛聲。三謝不得已。强欲探其味。昔日所未曉。爲君眞抉髓。非我能曉子。子實曉吾意。
낮에 한 평상 위에 누우니 붉은 해가 빈 휘장을 쏜다 어떤 중이 와서 문을 두드리니 딱따구리가 두드리듯 쟁쟁히 울린다 일어나 읍하고 이끌어 마루에 오르니 나오는 말이 저마다 맑고 밝다 푸른 정수리는 한산(寒山)처럼 높고 푸른 눈동자는 가을 물처럼 시원하다 소매에서 자미(紫微)의 시를 꺼내 함께 그 의심을 따지려 한다 이 시는 몹시 깊고 험해 참으로 우리 무리가 알 바가 아니다 비유하면 맑은 강빛이 깨끗하고 푸르러 유리와 같아 곁에서 보면 참으로 사랑스러우나 들어가 헤엄치면 나루와 물가를 잃는 것과 같다 또 큰 집 안에 담과 벽이 붉은 칠로 빛나고 지초 무늬 도리와 구름 무늬 두공이 해에 비쳐 영롱함을 다투는 것과 같다 밖에서는 장려함을 기뻐할 만하나 안에서는 실로 동서가 아찔하다 동서도 오히려 아찔한데 깊은 방을 어찌 다하랴 또 서리 내린 밤이 찬데 밝은 달이 얼음 소반처럼 걸려 맑은 빛을 움킬 수 있을 듯하나 우러러보면 붙잡기 쉽지 않은 것과 같다 내 성품이 미친 듯 깬 듯하고 배움에 정밀한 바가 없다 입이 더듬어 말이 편안하지 못하고 강론하고 읊음에 그릇된 소리가 많다 세 번 사양하다 마지못해 억지로 그 맛을 더듬으려 하였다 지난날 깨치지 못한 것을 그대를 위해 참으로 골수를 파낸다 내가 그대를 깨우친 것이 아니라 그대가 실로 내 뜻을 깨우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