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월 열나흘, 달을 즐기며 손에게 묻다八月十四日。翫月問客。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10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翫月必三五。當以眀日期。陰晴未可料。問月月不知。何以決猶豫。問之指間蓍。其初得習坎。四變乃之頤。飮食猶可冀。雷水象可疑。若知明日雨。今夜翫何虧。以此報賓友。肯之無異辭。未及設觴酌。素娥▣來窺。
달을 즐기려면 반드시 보름이라 마땅히 내일로 기약해야 한다 흐리고 갬을 헤아릴 수 없어 달에게 물으니 달도 모른다 무엇으로 머뭇거림을 결단하랴 손가락 사이 시초로 묻는다 처음에 습감(習坎)을 얻고 네 번 변해 이(頤)로 갔다 마시고 먹는 것은 오히려 바랄 만하나 우레와 물의 상은 의심할 만하다 만일 내일 비가 올 줄 안다면 오늘 밤 즐긴들 무엇이 이지러지랴 이것으로 손과 벗에게 알리니 다들 옳다 하고 다른 말이 없다 미처 술잔을 벌이기도 전에 흰 항아가 ▣ 와서 엿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