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전집 권11

진군이 화답하기에 다시 차운하여 답하다陳君見和。復次韻答之。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1 · 한자 242자 · 낭독 2.3분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11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陳郞年少氣尤雄。指麾電母鞭雷公。斗膽可吸江湖空。有如跨天萬里飮海之長虹。金鍾行酒日日醉。吟詩作賦渾閑事。袖携聯珠數百字。扣門爲訪狂居士。居士老矣霜欺眉。造物以我將安爲。一生獨把窮途悲。他人脚底大行巫峽猶平夷。鍊石五色空自苦。天固不缺何所補。子亦於吾何異笑百步。雖側金門滿腹琅玕猶未吐。相逢共幕劉伶天。醉倒况有支頭甎。是時白雪舞簷前。輕薄柳絮飛狂顚。箇中風流不落李杜後。洒翰飛文皆老手。莫詞促席留連久。此會人間信難有。諸公擧酒屬先生。共導先生胷中何物以爲精。自君之生。天不聖地不靈。山失其秀水失淸。宦路高高千萬層。期君穩穩上頭登。蒼生重望非子復誰勝。

진랑은 나이 젊고 기운이 더욱 씩씩해 번개 어미를 지휘하고 우레 신을 채찍질한다 말만 한 쓸개가 강과 호수를 다 빨아들일 만하고 하늘에 걸터앉아 만 리 바다를 마시는 긴 무지개 같다 금 종으로 술을 돌려 날마다 취하고 시를 읊고 부를 짓는 것이 온통 한가한 일이다 소매에 구슬 꿴 수백 자를 지니고 문을 두드려 미친 거사를 찾아왔다 거사는 늙어 서리가 눈썹을 속이니 조물주가 나를 장차 어이하려는가 한평생 홀로 길 막힌 슬픔을 잡았다 남의 발밑에서는 태행산과 무협도 오히려 평탄하다 다섯 빛 돌을 다듬어도 부질없이 스스로 괴로울 뿐 하늘이 본디 이지러지지 않았으니 무엇을 기우랴 그대도 나에게 백 걸음을 비웃는 것과 무엇이 다르랴 비록 금문(金門)에 몸을 두었어도 배에 가득한 옥을 아직 토하지 못하였다 서로 만나 함께 유령(劉伶)의 하늘을 장막 삼고 취해 넘어지니 하물며 머리를 받칠 벽돌이 있음에랴 이때 흰 눈이 처마 앞에 춤추고 경박한 버들솜이 미친 듯 날린다 그 속의 풍류가 이백과 두보의 뒤에 떨어지지 않고 붓을 뿌리고 글을 날림이 다 노련한 솜씨다 자리를 다그쳐 오래 머무름을 마다하지 마라 이런 모임은 인간 세상에 참으로 있기 어렵다 여러분이 술을 들어 선생께 권하며 함께 묻는다, 선생 가슴속에 무엇이 정기가 되었는가 그대가 난 뒤로 하늘이 거룩하지 않고 땅이 신령하지 않으며 산이 그 빼어남을 잃고 물이 맑음을 잃었다 벼슬길이 높고 높아 천만 층인데 그대가 편안히 꼭대기에 오르기를 기약한다 백성의 무거운 바람을 그대가 아니면 다시 누가 감당하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