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전집 권12

시월에 큰 우레와 우박과 바람이 일다十月。大雷雹與風。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1 · 한자 175자 · 낭독 1.7분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12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孟冬之月日在房。純陰用事渾無陽。雷公此時震皷鏜。聲若劃裂天中央。電火夜掣金蛇光。人面尙可分毫芒。雨脚緣霤傾銀潢。雹如雞子中者傷。風拔庭前大樹僵。掀搖屋宇將飛揚。我時方睡三更强。忽然夢罷心茫茫。不敢安坐起彷徨。還跪拱手向彼蒼。天公威怒固有常。春以雷霆秋以霜。此怒反時那易量。萬人一心皆震惶。吾皇求理甚遑遑。天又譴告理莫詳。古者周虎與殷湯。修德解轉災爲祥。願君更愼刑政張。雖有變異僅如痒。▣▣▣▣▣▣▣行且去矣身還康。

초겨울 달에 해가 방성(房星)에 있어 순전한 음이 일을 맡아 온통 양이 없다 우레 신이 이때 북을 둥둥 울리니 소리가 하늘 한가운데를 그어 찢는 듯하다 번갯불이 밤에 금빛 뱀 같은 빛을 당기니 사람 얼굴의 터럭 끝까지 가릴 만하다 빗발이 처마를 따라 은하수를 기울이고 우박이 달걀 같아 맞으면 상한다 바람이 뜰 앞 큰 나무를 뽑아 넘어뜨리고 집을 들썩여 날려 버리려 한다 나는 그때 삼경이 넘어 한창 자다가 문득 꿈을 깨니 마음이 아득하다 감히 편히 앉지 못하고 일어나 서성이다 도로 꿇어 손을 모으고 저 푸른 하늘을 향한다 하늘의 위엄과 노여움에 본디 떳떳함이 있어 봄에는 우레로 하고 가을에는 서리로 한다 이 노여움은 철을 거스르니 어찌 쉬 헤아리랴 만 사람이 한마음으로 다 떨며 두려워한다 임금이 다스림을 구하기에 몹시 다급한데 하늘이 또 꾸짖어 알리니 까닭을 알 수 없다 옛날 주나라 선왕과 은나라 탕임금은 덕을 닦아 재앙을 상서로 돌릴 줄 알았다 바라건대 임금은 다시 형벌과 정사 펴기를 삼가소서 비록 변괴가 있어도 겨우 가려움 정도이리라 ▣▣▣▣▣▣▣ 가고 나면 몸이 도로 편안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