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전집 권12

임술년 겨울 섣달, 정동 막부를 따라가다 천수사에 이르러 술자리에서 전송하는 손에게 주다壬戌冬十二月。從征東幕府行次天壽寺。飮中贈餞客。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4 · 한자 328자 · 낭독 3.3분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12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平生不折春螽股。今日將抽乳虎牙。破賊朝天參御宴。紫微宮裏揷宣花。

평생 봄 메뚜기 다리도 꺾지 않았는데 오늘 젖먹이 범의 이빨을 뽑으려 한다 도적을 깨뜨리고 조정에 나아가 어전 잔치에 끼어 자미궁 안에서 선화(宣花)를 꽂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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紅旗白刃討黃巾。膽怯書生忝幕賓。楯墨何曾乾一日。東江水盡必生塵。</div>===幕中書懷示同營諸公===

붉은 깃발 흰 칼날로 황건적을 치는데 담이 겁 많은 서생이 외람되이 막부의 손이 되었다 방패의 먹이 언제 하루라도 말랐으랴 동쪽 강물이 다해야 반드시 티끌이 나리라

협주 1

予以參謀兼書記。

내가 참모로서 서기를 겸하였다.

4막중에서 회포를 적어 같은 진영의 여러분에게 보이다

冬十二月歲將迫。愚儒作佐元戎幕。平生不慣聞鳴鏑。今日鞬弓還荷戟。元帥相公萬人敵。胷中早蓄龍韜策。遇士披心示恢廓。使人忘𨈬無顧惜。所以乾坤放曠客。不詞俯首就銜勒。少年麤膽敢許國。北無玁狁南無貊。完山往日遭譴謫。有如鎩却摩天翮。今日悠悠復何適。湘吳山高江水碧。舊習未除猶擧白。酒酣四顧天地窄。君不見雞林黠俗眞小賊。不足汙我劒三尺。不如用一壯士力。縛來麾下費一索。不然走我手中檄。坐召渠魁見銜璧。明年春風氷解脉。金柳低垂玉梅拆。朝天歸路一條直。奏凱聲中千指拍。公卿迎勞東郊陌。蟬首蛾眉羅密席。紅旆悠揚光赫赫。紫髥將軍扶醉腋。入朝天闕獻俘䤋。大者封侯次千碩。如予拙澁縮自却。口不言功甘遁迹。但願諸公梟盧期一擲。

겨울 섣달에 해가 저물려 하는데 어리석은 선비가 원수의 막부에서 보좌가 되었다 평생 우는 화살 소리를 익히 듣지 못하였는데 오늘 활을 차고 도리어 창을 멘다 원수 상공은 만 사람을 대적할 이라 가슴속에 일찍이 육도(六韜)의 계책을 쌓았다 선비를 만나면 마음을 헤쳐 넓음을 보이고 사람으로 하여금 몸을 잊고 아끼는 것이 없게 한다 그래서 하늘과 땅의 방자한 나그네가 머리를 숙여 재갈과 굴레에 나아가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젊은 날의 거친 담으로 감히 나라에 몸을 허락하였으나 북에 험윤(玁狁)이 없고 남에 맥(貊)이 없었다 완산에서 지난날 견책을 받았으니 하늘을 스치던 날개가 꺾인 듯하였다 오늘 아득히 다시 어디로 가는가 상(湘)과 오(吳)의 산이 높고 강물이 푸르다 옛 버릇을 없애지 못해 아직 벌주 잔을 들고 술이 무르익어 사방을 돌아보니 하늘과 땅이 좁다 그대는 보지 못하였는가, 계림의 약은 무리가 참으로 작은 도적이라 내 석 자 칼을 더럽히기에도 넉넉하지 않다 장사 한 사람의 힘을 쓰느니만 못하니 지휘 아래 묶어 오는 데 밧줄 하나면 된다 그렇지 않으면 내 손안의 격문을 달려 보내 앉아서 괴수를 불러 옥을 물고 나오게 하리라 내년 봄바람에 얼음 줄기가 풀리고 금빛 버들이 낮게 드리우고 옥 매화가 터질 때 조정으로 돌아가는 길이 한 줄기로 곧고 개선을 아뢰는 소리 가운데 천 손가락이 손뼉 친다 공경이 동쪽 들 길에서 맞아 위로하고 매미 머리와 고운 눈썹이 빽빽한 자리에 벌인다 붉은 깃발이 유유히 날려 빛이 번쩍이고 붉은 수염 장군이 취한 겨드랑이를 부축한다 대궐에 들어 사로잡은 이와 벤 귀를 바치니 큰 이는 제후에 봉해지고 다음은 천 섬이다 나 같은 이는 서툴고 껄끄러워 움츠려 스스로 물러나 입으로 공을 말하지 않고 자취 감춤을 달게 여긴다 다만 바라건대 여러분은 한 번 던져 효로(梟盧)를 기약하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