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전집 권12

길덕재 수재의 집 잔치에서 기생이 꽃을 바치는데 내가 얻은 한 가지는 잎만 있고 꽃이 없어, 짐짓 기뻐하지 않고 꽂지 않으며 놀리니 앉은 손이 시를 청하기에 곧 절구 한 수를 읊다吉秀才德才家筵。有妓獻花。予所得一枝。有葉無花。佯不悅而不揷。因以戱之。坐客請爲詩。卽口占一絶云。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1 · 한자 28자 · 낭독 0.3분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12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狂言忽發錦筵中。粉面頻迴笑杜翁。應恐得花憎你態。佯癡不贈十枝紅。

미친 말이 문득 비단 자리 가운데서 나오니 분 바른 얼굴들이 자주 돌아보며 두 늙은이를 웃는다 응당 두렵다, 꽃을 얻고도 네 모습을 미워할까 하여 짐짓 어리석은 체하고 열 가지 붉은 꽃을 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