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튿날 장편을 지어 서릉 학록에게 주다明日。以長篇贈徐學錄陵。
昨與先生同赴吉秀才家筵。有妓獻花。予得有葉無花者。因口占一絶戱之云云。先生聞之。命妓出舞。以贖彼獻花無狀之罪。且償予之戱作。明日酒醒。謹成占調長篇。以謝厚意云。
어제 선생과 함께 길 수재의 집 잔치에 갔는데 기생이 꽃을 바치기에 나는 잎만 있고 꽃이 없는 것을 얻었다. 이에 절구 한 수를 읊어 놀렸다. 선생이 그것을 듣고 기생에게 나와 춤추게 하여 저 꽃 바친 볼품없는 죄를 속하고 또 내가 장난 삼아 지은 글을 갚아 주었다. 이튿날 술이 깨어 삼가 가락에 맞춘 장편을 이루어 두터운 뜻에 사례한다.
협주 1
幷序
서문을 아울렀다.
連雲甲第金碧眩。銀蒜垂垂簾半卷。沈香烟底咽笙歌。美人微笑流餘眄。十分蘸甲撥浮蟻。主人起壽客霑醉。露濕濃香花滿盤。花枝人面嬌相媚。素腕獻來微露玉。春風入座香撲撲。一枝到我先盧胡。不見深紅空釅綠。居士年來身似寓。湛然無波井已古。回頭笑謝散花女。結習已空花豈汙。唯予淨業洗未了。故作新詞博一笑。狂言忽發衆皆驚。薄行猶存人亦誚。感君好事爲揚眉。指麾筵中紅頰兒。遣作蹁躚回雪舞。償我輕薄嘲花詩。書生自古雖命薄。得失如環那易酌。眼寒無分看春紅。得觀妙舞天所酢。心醉歸來如夢裏。黏泥柳絮隨風起。待我甕頭芳酒熟。邀君更喚鵶鬟翠。
구름에 잇닿은 좋은 집이 금빛 푸른빛으로 눈부시고 은 마늘 장식이 드리워 발이 반쯤 걷혔다 침향 연기 아래 생황과 노래가 목메고 고운 이가 살짝 웃으며 남은 눈길을 흘린다 십분 손톱을 적셔 뜬 개미를 헤치고 주인이 일어나 축수하니 손이 흠뻑 취한다 이슬이 젖어 짙은 향기의 꽃이 소반에 가득하고 꽃가지와 사람 얼굴이 아리땁게 서로 아양 떤다 흰 팔이 바쳐 오니 옥이 살짝 드러나고 봄바람이 자리에 들어 향기가 물씬물씬하다 한 가지가 나에게 이르자 먼저 껄껄 웃으니 짙은 붉은빛은 보이지 않고 부질없이 짙푸를 뿐이다 거사는 근래에 몸이 붙어 사는 듯하고 맑아서 물결이 없으니 우물이 이미 오래되었다 머리를 돌려 웃으며 꽃 뿌리는 여인에게 사례한다 묵은 버릇이 이미 비었으니 꽃이 어찌 더럽히랴 오직 나만 깨끗한 업을 씻어 마치지 못해 짐짓 새 글을 지어 한 번 웃음을 얻었다 미친 말이 문득 나와 뭇사람이 다 놀라고 엷은 행실이 아직 남아 사람들이 또한 나무란다 고맙다, 그대가 일 좋아해 눈썹을 들어 주고 자리 가운데 붉은 뺨의 아이를 지휘하여 너울너울 눈 도는 듯한 춤을 추게 해 내가 경박하게 꽃을 놀린 시를 갚아 준다 서생은 예부터 비록 명이 박하나 얻고 잃음이 고리 같으니 어찌 쉬 헤아리랴 눈이 차서 봄 붉은 꽃을 볼 분수가 없더니 묘한 춤을 보게 됨은 하늘이 갚아 준 것이다 마음이 취해 돌아오니 꿈속 같고 진흙에 붙은 버들솜이 바람을 따라 인다 내 항아리 위의 향기로운 술이 익기를 기다려 그대를 맞아 다시 까마귀처럼 검푸른 쪽 진 이를 부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