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학록이 화답하기에 다시 차운하여 답하다徐學錄見和。復次韻答之。
巖電平時爛不眩。讀書僅至三千卷。閉門獨下董生帷。縱有園葵曾不眄。邇來陸沈困於蟻。百端愁惱長如醉。每見紅裠眼輒開。千呼萬喚看百媚。獻花昨日人似玉。佯怒故將雙袖撲。有葉無花何足嗔。紫薇空恨成陰綠。無絃琴上樂可寓。須信陶潛襟韻古。已失花黏砑帽滑。何須水濺羅衣汙。今年春去花殘了。明年春迴花復笑。問爾重來折贈無。雖復花空何必誚。但憑戱謔展我眉。非必眷眷遮奴兒。不有囁嚅當日作。豈觀華縟先生詩。我家有酒醨且薄。有意邀君開小酌。雖無低唱侑歡人。一吟一詠聊相酢。君不見鶯啼鷰舞深宮裏。美人欠伸初睡起。請君往續麗人行。不用丹靑寫珠翠。
바위 번개 같은 눈이 평소에도 빛나 어지럽지 않고 읽은 책이 겨우 삼천 권에 이른다 문을 닫고 홀로 동생(董生)의 휘장을 내리고 동산에 아욱이 있어도 일찍이 돌아보지 않았다 근래에 뭍에 잠겨 개미에게 곤하고 온갖 시름과 괴로움에 늘 취한 듯하다 붉은 치마를 볼 때마다 눈이 문득 열리고 천 번 부르고 만 번 불러 온갖 아리따움을 본다 어제 꽃을 바치던 이가 옥 같았는데 짐짓 성낸 체하고 두 소매를 떨쳤다 잎만 있고 꽃이 없다고 무엇을 성내랴 자미화가 부질없이 그늘 이룬 푸름을 한한다 줄 없는 거문고에도 즐거움을 부칠 만하니 도잠의 흉금과 운치가 예스러움을 믿어야 한다 이미 꽃 붙일 반드러운 모자를 잃었으니 어찌 물이 튀어 비단옷을 더럽히랴 올해 봄이 가서 꽃이 시들었으나 내년 봄이 돌아오면 꽃이 다시 웃으리라 묻노니 너는 다시 와서 꺾어 주겠는가 비록 다시 꽃이 없은들 하필 나무라랴 다만 놀림에 기대어 내 눈썹을 펴는 것이지 반드시 그 아이에게 연연함이 아니다 그날 우물쭈물 지은 글이 없었다면 어찌 화려한 선생의 시를 보았으랴 내 집에 술이 있으나 묽고 또 엷다 그대를 맞아 조촐한 자리를 열 뜻이 있다 비록 나직이 노래해 즐거움을 돕는 이는 없어도 한 번 읊고 한 번 노래해 애오라지 서로 갚으리라 그대는 보지 못하였는가, 꾀꼬리 울고 제비 춤추는 깊은 궁궐 안에서 미인이 기지개 켜고 막 잠에서 일어남을 그대에게 청하노니 가서 「여인행(麗人行)」을 이으라 단청으로 구슬과 비취를 그릴 것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