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서공에게 답하다復答徐公
眼淸不受紅粉眩。一夜巫山雲雨卷。忽然挨放老傅狂。戱染香牋題眄眄。心知所見猶槐蟻。却憶于棼樹下醉。折齒堪誇幼與嘯。畫眉肯學京兆媚。更待淸秋山聳玉。樽罍漸省飛蚊撲。置酒重呼一捻紅。與君共賞雙垂綠。詞人餘興豈無寓。桃葉柳枝傳自古。鏡中雖愧秋霜飄。枕上還期暮雨汙。好遣能言泰吉了。細傳約束資微笑。君今已就淸時縻。任却北山峯竦誚。空甁何必居井眉。倒載從他拍手兒。徑入沈香賦芍藥。看促檀板歌聲詩。梨園曳縠蟬翼薄。玻瓈杯深幾迴酌。嗟我浮休天地間。此身非主同誰酢。聊寄城東大隱裏。淸風一榻慵不起。朝罷時時肯訪無。爲君方剗庭莎翠。
눈이 맑아 붉은 분에 어지럽지 않고 하룻밤 무산의 구름과 비를 걷었다 문득 늙은 부(傅)의 미친 기운을 밀어 놓아 장난삼아 향기로운 종이를 물들여 곁눈질을 적었다 마음으로 보는 것이 오히려 홰나무 개미인 줄 알면서도 도리어 순우분(淳于棼)이 나무 아래 취하던 일을 생각한다 이 부러짐은 유여(幼輿)의 휘파람을 자랑할 만하고 눈썹 그리기를 어찌 경조윤(京兆尹)의 아양을 배우랴 다시 맑은 가을에 산이 옥처럼 솟기를 기다려 술동이에 나는 모기 덤빔이 점점 줄어들면 술을 두고 다시 한 떨기 붉은 이를 불러 그대와 함께 두 갈래 늘어진 푸른 머리를 감상하리라 시인의 남은 흥을 어찌 부칠 데가 없으랴 「도엽(桃葉)」과 「유지(柳枝)」가 예부터 전한다 거울 속에 가을 서리 날림이 부끄러우나 베개 위에 도리어 저녁 비 젖기를 기약한다 말 잘하는 태길(泰吉)을 보내 자세히 약속을 전해 가벼운 웃음거리로 삼는다 그대는 이제 이미 맑은 시절에 매였으니 북산 봉우리가 우뚝 나무라는 것은 맡겨 두라 빈 병이 하필 우물 가에 있으랴 거꾸로 실려 가는 것은 손뼉 치는 아이에게 맡긴다 곧바로 침향정에 들어 작약을 읊고 박달나무 판을 재촉해 노랫소리의 시를 본다 이원(梨園)에 끄는 비단이 매미 날개처럼 엷고 유리 잔이 깊어 몇 번이나 따랐던가 아, 나는 하늘과 땅 사이에 떴다 쉬는 몸이라 이 몸이 주인이 아니니 누구와 함께 갚으랴 애오라지 성 동쪽 큰 숨음 속에 부쳐 맑은 바람 부는 걸상 하나에 게을러 일어나지 않는다 조회를 마치고 때때로 찾아 주겠는가 그대를 위해 바야흐로 뜰의 푸른 사초를 깎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