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전집 권13

이름을 낚는 것을 풍자하다釣名諷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1 · 한자 140자 · 낭독 1.4분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13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釣魚利其肉。釣名何所利。名乃實之賓。有主賓自至。無實享虛名。適爲名所累。龍伯釣六鼇。此釣眞壯矣。大公釣文王。其釣本無餌。釣名異於是。僥倖一時耳。有如無鑑女。塗飾暫容媚。粉落露其眞。見者嘔而避。釣名作賢人。何代無顔氏。釣名作循吏。何邑非龔遂。鄙哉公孫弘。爲相乃布被。小矣虎昌守。投錢飮井水。淸畏人之知。楊震眞君子。吾作釣名篇。以諷好名士。

고기를 낚음은 그 살을 이롭게 여김이니 이름을 낚음은 무엇이 이로운가 이름은 실(實)의 손님이니 주인이 있으면 손님은 절로 오네 실이 없이 헛이름을 누리면 마침 이름에 매이게 되네 용백(龍伯)이 여섯 자라를 낚았으니 이 낚시는 참으로 장하다 태공이 문왕을 낚았으니 그 낚시는 본디 미끼가 없었네 이름 낚기는 이와 달라 한때의 요행일 뿐이네 거울 없는 여자가 발라 꾸며 잠시 아리땁다가 분이 떨어져 참모습이 드러나면 보는 이가 구역질하며 피하는 것과 같네 이름을 낚아 어진 사람이 된다면 어느 시대엔들 안회가 없으랴 이름을 낚아 순리(循吏)가 된다면 어느 고을엔들 공수(龔遂)가 아니랴 비루하다 공손홍이여 정승이 되고도 베 이불을 덮었고 좀스럽다 호창(虎昌)의 원이여 돈을 던지고 우물물을 마셨네 맑음을 남이 알까 두려워하였으니 양진(楊震)이야말로 참 군자로다 내 「조명편」을 지어 이름 좋아하는 선비를 풍자하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