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동국이상국집 › 전집 권13

눈을 읊다詠雪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 이규보(李奎報) · 1241년 (고려 고종 28) 엮음 · 1251년 고쳐 보탬 · 단락 3 · 한자 84자 · 낭독 0.9분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13 고려 이규보가 평생 지은 글을 아들 이함이 1241년에 엮어 새기고, 손자 이익배가 1251년에 고쳐 보탠 문집. 시와 부, 임금께 올린 표와 전, 절과 탑에 붙인 기, 비명과 묘지명, 편지와 서문, 그리고 몽골이 쳐들어온 때에 오간 국서까지 담겼다. 고구려 시조를 노래한 「동명왕편」이 전집 권3에 있고, 술과 거문고와 시를 벗 삼아 스스로 백운거사라 한 사람의 하루하루가 후집에 남아 있다. 책은 그가 눈을 앓다 붓을 놓는 마지막 시와, 그가 죽은 뒤 남이 지어 붙인 뇌서·묘지명으로 닫힌다.

1첫째 수

匝地渾天同浩浩。埤高塡塹混茫茫。飄颻點袂逡巡滅。六出功夫未細詳。

땅을 두르고 하늘을 뒤덮어 한가지로 넓고 넓으며 높은 데를 더하고 구덩이를 메워 온통 아득하네 나부껴 소매에 점 찍혔다 이내 스러지니 여섯 모 만드는 솜씨를 자세히 살피지 못하네

2둘째 수

入水無蹤着地堆。過簷飛去遇風迴。却因喜舞全欺蝶。若更儲名莫辨梅。

물에 들면 자취 없고 땅에 붙으면 쌓이며 처마를 지나 날아가다 바람 만나 돌아오네 춤추기를 좋아하는 점에선 나비를 온통 속이고 다시 이름을 쌓는다면 매화와 가리지 못하리

3셋째 수

簇成銀嶺擁窓前。推作瓊輪委路邊。若是白塩兼粉麪。自家庭砌尙難專。

모여서 은빛 재를 이루어 창 앞을 두르고 밀려서 옥 수레가 되어 길가에 버려졌네 만일 흰 소금이며 밀가루라면 제집 뜰섬돌 것도 오히려 혼자 차지하기 어려우리